홀인원 6번 탤런트 김성환 "골프도 방송도 부드러워야 오래 가"

카트 안타고 18홀 내내 걷는게 몸무게·평균타수 '77' 유지 비결

10·20·30m 어프로치샷 연습을…쇼트게임이 타수 줄이는 지름길
“골프나 인생이나 부드러워야 오래가는 법입니다.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드라이버를 무리해서 세게 치면 몸에 반드시 이상이 생깁니다. 부드럽게 쳐야 오랫동안 골프를 칠 수 있습니다. 제가 방송일을 44년 동안 이어갈 수 있는 것도 무리하기보다 꾸준히 제자리를 찾아왔기 때문 아닐까요.”

구력 20년의 싱글핸디캡 골퍼인 탤런트 김성환 씨(63)는 골프와 인생에서 강함보다 부드러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밤 서울 예장동의 남산자락에 자리잡은 tbs교통방송에서 라디오 생방송을 막 끝내고 나온 김씨를 만나 그의 골프 스토리를 들어봤다. 1969년 동양방송(TBC) 공채를 통해 탤런트로 데뷔한 김씨는 만능 방송인이다. ‘미우나 고우나’ ‘서울뚝배기’ ‘바람 불어도 좋은 날’ 등의 유명 드라마에 출연한 경력 44년의 베테랑 배우다. 연기뿐만 아니라 교통방송 라디오에서 20년째 DJ로 활동 중이며 다른 방송국까지 합치면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만 25년을 했다. 한 방송 프로그램의 리포터로도 18년째 활약하고 있다.

골프도 방송인 가운데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실력자다. 그의 핸디캡은 5. 베스트 스코어는 6언더파다. 1994년 4월1일 연기자 노조가 파업했을 때 지인이 선물한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김씨는 “연습장에 가서 난생처음 드라이버를 들고 한 손으로 잡다시피 하며 설익은 폼으로 쳤는데 공이 스위트 스폿에 ‘텅텅’ 맞았다”며 “타고난 운동신경에다 피나는 노력까지 더해져 골프를 빨리 배웠다”고 회상했다.

키 175㎝의 김씨는 60대의 나이에도 몸무게 77㎏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우연히도 자신의 평균 타수 77타와 같다. 그렇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역시 골프다. 김씨는 “라운드를 나가면 어떤 일이 있어도 카트를 안 타고 18홀 내내 걷는다. 그렇게 걸으면 운동량은 충분하다. 방송일을 하다보면 술자리를 자주 갖고 식사도 불규칙하게 하지만 체중 조절을 할 수 있는 비결은 걷는 골프”라고 강조했다. 특별한 기록도 여러 개 갖고 있다. 구력 20년 동안 남들은 평생 1개 하기도 힘든 홀인원을 6개나 했다. 2004년엔 레이크사이드CC에서 65일 동안 홀인원을 3개나 성공시키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글은 올해만 4개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총 53개나 했다. 2008년 11월엔 라운드를 나간 네 번 연속 이글을 성공시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비결을 물으니 “쇼트 게임”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씨는 골프를 처음 배울 때 쇼트 게임부터 시작했다. 집 마당에 그물망을 치고 매일 어프로치샷 연습에 집중했다. 김씨는 “그물망 안에 거리마다 깡통을 세워놓고 공을 그 안에 넣는 연습을 1년 동안 하루도 빠뜨리지 않았다”고 했다.

“동반자들이 저를 쇼트 게임의 달인이라고 불러요. 그린의 경사까지 이용해 공을 홀 근처에 붙일 수 있을 정도니까요. 어프로치샷을 잘하면 드라이버로 공을 190~200m만 날려도 버디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일반인들은 어프로치샷 연습을 거의 안 하죠. 눈 감고도 10, 20, 30m에 정확하게 떨어뜨릴 수 있도록 연습하면 스코어를 확 줄일 수 있습니다.” 김씨는 부드러운 샷을 강조했다. 그는 “공을 부드럽게 툭툭 쳐 원하는 위치에 떨어뜨릴 정도가 돼야 한다”며 “똑같은 속도, 똑같은 백스윙 크기, 똑같은 피니시 자세로 정확하게 치는 연습을 하루 종일,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