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호 "프로야구 인기 솟아도 관련산업 미흡…스포츠산업 제대로 키워야"

마이스 산업

김창호 한국스포츠산업협회사무총장
지난 27일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만난 김창호 스포츠산업협회 총장은 "일자리 창출은 산업 발전의 필수"라면서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유정우 기자
“국내 프로야구 인기는 치솟고 있지만 관련 산업은 없다시피 합니다. 인천아시안게임이 내년에 열리고 평창동계올림픽은 불과 5년 남았죠. 스포츠산업의 가능성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지난 2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에서 만난 김창호 한국스포츠산업협회 사무총장(사진)은 “지금이 국내 스포츠산업의 도약기”라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스포츠 산업의 제반을 점검해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를 산업으로 보는 경향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 최근 KOTRA 발표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스포츠산업에 눈을 뜨면서 스포츠용품 산업이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1년부터 국내 유일의 ‘스포츠산업 잡 페어’를 진두지휘하며 스포츠산업 ‘파수꾼’을 자처하고 있는 김 총장에게 국내 스포츠산업의 경쟁력과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김창호 한국스포츠산업협회 총장 /사진.한경DB
▷국가 산업적으로 스포츠가 갖는 의미는.

“스포츠산업의 기본은 서비스다.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건강 100세 시대’를 대비한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서 스포츠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추세도 마찬가지다. 최근 세계스포츠산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2008~2011년 연평균 6.2% 성장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12.3%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래성장 동력산업으로서 가능성이 입증된 셈이다.”▷국내 스포츠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한국은 경기력으로 보면 전통적인 스포츠 강국이다. 런던 하계올림픽 세계 5위 달성으로 보여줬듯 스포츠에 대한 국가브랜드와 경쟁력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강하다. 이런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산업과 연계시킨다면 엄청난 파급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경기력은 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에 산업적 접점으로 잘 활용한다면 내수시장 활성화는 물론 국제 경쟁력까지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3년째 열고 있는 일자리 전문 전시회의 실적은. “일자리 창출은 산업발전의 필수다. 협회는 지난 3년간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스포츠산업 잡 페어’를 통해 1000여명의 대학생에게 스포츠 전문직에 대한 인턴십 기회를 제공했다. 6개월~1년까지 지원한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정직원이 된 케이스도 30%가 넘는다. 스포츠산업은 일반 제조업이나 다른 1·2차 산업에 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 실제로 우리나라 스포츠산업 고용비중은 노동인구의 1~1.5% 수준이다. 유럽처럼 5.5%까지 높인다면 70만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스포츠산업의 일자리는 청년실업과 저성장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산업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집중해야 하는 핵심사업이다.”

▷융합시대를 맞아 새로운 스포츠시장 창출에 대한 기대가 큰데.

“세계 스포츠시장은 이미 산업 간 교류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최근 나이키와 아이폰이 결합해 선보인 ‘퓨얼밴드(Fuel Band)’가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도 삼성과 LG, SK 등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을 보유한 대기업들이 적극 나서야 할 때다.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해 저평가받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융합상품 개발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스크린골프는 국내 출판산업의 전체 시장규모와 맞먹는 연간 약 2조원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골프 대중화와 내수시장 증진, 해외수출 기여 등을 감안할 때 스크린골프는 필드골프와 보완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 학계, 업계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스포츠산업은 스포츠만으로는 발전시킬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학계와 업계는 무차별적 경쟁을 지양하고 동업자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충분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공동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포츠산업 중장기발전계획은 각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담아낼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시장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한류와 K팝 등 ‘KOREA’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는 지금이 스포츠강국을 넘어 스포츠산업 강국으로 변신할 적기다.”

#김창호 총장은 국내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펴온 그는 시민체육연합 상임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5년부터 한국스포츠산업협회 사무총장 겸 부회장을 맡고 있고 한양대학교 스포츠산업학부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