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공백 SK, 신사업 '안갯속'
입력
수정
지면A18
회장형제 동반 실형 '충격'…주말 비상출근 대책 논의
"오너없이 1조 투자 무리"…STX에너지 입찰 '불참'
태국 재해경보·터키 터널…해외 추진사업 '올스톱'
김 의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대부분 출근해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김 의장은 항소심 결과가 나온 지난 27일 심야에 전 계열사 CEO를 소집, 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이날도 핵심 경영진과 머리를 맞댔다. SK 관계자는 “소버린이 경영권을 위협했던 2003년 이른바 SK사태 때보다 상황이 더 엄중하다는 판단에 따라 직원들이 초긴장 상태”라며 “창립 60년 만에 가장 큰 위기가 왔다”고 우려했다.
2심 판결에 김씨에 대한 판단이 포함됐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김씨가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최 회장 형제의 판결 내용에 영향을 미칠 만한 증언을 하면 대법원에서 다툼의 소지가 많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구속된 지 8개월이 지난 최 회장에 이어 최 수석부회장까지 수감되면서 SK는 신사업 추진 등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 추진을 맡은 최 수석부회장의 구속으로 일부 프로젝트는 완전히 멈췄다. 최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인 발전회사 SK E&S는 항소심 재판 당일 마감한 STX에너지 본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인수전은 포스코, LG·GS컨소시엄, 삼탄의 삼파전으로 압축됐다. 애초 입찰 참여를 검토했던 SK E&S는 최대 1조원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투자를 오너 없이 밀어붙이기는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태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조기재해경보시스템 사업과 석유저장창고 건설, 터키 화력발전소 사업 진출 등 검토 중인 주요 해외 사업이 속도를 내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박해영/배석준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