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의 척추 노화,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 높아

이모씨(68)는 몇 년 전부터 허리와 엉덩이 부위에 통증과 저린 증상으로 생활에 불편함을 느껴왔다. 최근에는 걷다가도 수차례 쪼그려 앉아 쉬어야 길을 갈 수 있었으며 걸을 수 있는 거리도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마사지와 물리치료 등을 받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병원을 방문했다.

진단결과 병명은 척추관협착증. 척추신경 주변의 뼈와 인대, 근육 등을 오랫동안 사용해 두꺼워지면서 신경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발생한 것이다. 주로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이 생기며, 걷다가 앉아서 쉬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지만 다시 걸으면 극심한 통증이 밀려오는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에서도 척추관협착증 발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잘못된 자세와 운동부족으로 인해 척추에 무리를 줄 뿐만 아니라 척추 퇴행을 앞당기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척추는 병들고 있는 것이다. 향후 웨어러블 컴퓨터, 즉 의류에 PC의 기능을 담은 ‘입는 컴퓨터’시대가 시작될 경우 젊은 층의 척추건강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척추관협착증은 인대, 뼈, 관절 등이 비대해져 척추관이 좁아지고 이에 주위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주로 요추(허리)에 많이 생기며 경추(목)관이 협착 될 경우에는 경추 척추관협착증 이라고 한다. 요추관협착증의 경우 허리 통증이 빈번하게 나타나며 엉덩이나 항문 쪽으로 찌르고 쥐어짜는 것 같은 느낌,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다리의 감각장애와 근력저하가 동반된다. 특히 추울 때 활동을 하면 통증이 더욱 악화되는데, 반대로 따뜻하게 해주거나 안정을 취하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려 앉아 쉬면 통증이 사라졌다가 다시 보행을 하면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경추관협착증의 증상은 주로 목 부위의 통증, 어깨와 양팔의 통증, 양팔 운동 및 감각이상 등으로 나타난다. 50세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다가 외상을 받으면 급속히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척추관협착증의 치료법은 크게 보존적 치료(비수술)와 수술적 치료법으로 나눌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급격한 증상 악화나 기능 저하가 오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주로 보존적 치료가 먼저 시행된다. 척추관협착증의 비수술적 치료법에는 허리근력강화운동, 물리치료, 약물치료, 통증주사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비수술치료를 시행해도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의 수술 방법은 나사못을 고정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척추관협착증이 비교적 심하지 않는 경우와 척추가 밀려나거나 흔들리지 않는 즉, 척추불안정성이 없을 경우에는 좁아진 척추관만 넓혀주는 최소침습 척추후궁성형술을 시행한다. 이 수술은 현미경을 보면서 좁아진 척추관을 반대편까지 충분히 넓혀줘 막힌 신경을 풀어주는 수술로 고혈압, 당뇨 등 내과적인 질환이 있는 분들의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는 무수혈 척추수술이다.

척추관협착증과 함께 척추전방전위증과 척추불안정성이 심한 경우에는 나사못 고정이 필요하게 된다. 과거에는 허리 부위를 광범위하게 절개하여 나사못 고정을 하였으나 이제는 미세현미경과 특수기구를 이용해 안전하게 최소침습으로 고정하게 된다. 김형복 부민병원 척추센터 과장은 “비수술적 척추치료 방법이 많이 개발되면서 수술에 대한 부담감을 지닌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며 “척추수술의 경우 과거에는 많은 절개와 많은 수혈, 그리고 수술시간도 길어 부담이 됐지만 최근에는 최소침습적 방법을 통해 수술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체의 기둥인 척추가 아프면 전체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중대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때문에 평소에 자신의 생활습관을 들여다보고 척추관협착증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무거운 것을 나르거나 허리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항상 자세를 올바르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척추에 무리를 덜 주게 되어 도움이 된다.

또한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는 작은 습관의 실천을 통해 굳이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생활 속에서 척추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