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의 경고 "美 디폴트땐 세계경제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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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 사흘째…Fed·재무부도 조속타결 촉구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부 폐쇄)이 사흘째 이어진 3일(현지시간) 백악관과 의회가 여전히 극한 대치 중인 가운데 곳곳에서 후유증이 확산되고 있다. 셧다운 여파로 경제지표가 나오지 않고, 중요한 외교 일정까지 취소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는 중이다. 부채 상한 관련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우려는 더 크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오는 17일이면 보유 현금이 바닥난다”고 밝혔다.
美 노동부 실업률 발표 무기 연기
오바마, 7일 APEC 참석 결국 취소
日銀총재도 "시장 불확실성 커질 우려"
◆IMF·Fed 등 줄 잇는 ‘디폴트’ 경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도 심각하지만 디폴트는 훨씬 더 큰 문제”라며 “셧다운의 장기화 때문에 부채 한도 협상에 실패할 경우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중대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중앙은행(Fed) 쪽에서도 정부 업무를 조속히 재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3일 샌디에이고에서 한 연설에서 “정부와 의회가 과연 미국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 경제와 달러에 대한 신뢰도 떨어지는 중”이라고 꼬집었다.
공화당 소속인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은 이 같은 시장의 비판을 의식해 “미국을 디폴트에 빠뜨릴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내년 예산안과 부채 상한 증액 협상을 분리 표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이날 말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 제의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전했다. ◆금융·외교 무대에서 망신당한 미국
미국은 자국 정부의 셧다운으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과 외교 무대에서도 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미국 노동부는 4일 내놓을 예정이었던 9월 고용지표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다. 미국 고용지표는 Fed가 양적완화 축소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이기 때문에 늘 전 세계 투자자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일 “오는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8~10일 브루나이에서 개최될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모두 불참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셧다운은 태평양 너머 동맹국인 일본으로 불똥이 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장중 달러당 100엔대 초반까지 갔던 엔화 가치는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장중 96.9엔대까지 올랐다. 셧다운 장기화 우려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엔화에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환율시장이 불안해지자 일본 당국자들도 조바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4일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셧다운이 오래 이어져 부채 한도 협상이 지연될 경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에선 ‘뱅크런’ 대비 비상경영 월가는 셧다운 사태가 길어질 것을 우려해 발 빠르게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미국 대형은행들이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에 대비해 평소보다 20~30% 많은 현금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셧다운이 경기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미국인들의 우려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매주 미국 성인남녀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표하는 경제신뢰지수(ECI)는 이달 들어 -32를 기록, 석 달 만에 23포인트 급락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