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9 도약하는 금융사] 신한금융투자, 고객 수익률 우선… '채권 명가' 회복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강대석 사장 취임 이후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주식중개수수료(브로커리지)에 의존하는 기존 수익구조로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한금융투자는 전 사업부문 업계 ‘톱 5’가 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본사 영업과 자산영업 강화라는 방향을 설정했다.

○채권시장서 영향력 커져
이 같은 전략은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 상대적으로 약진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순이익 기준으로 업계 8~10위권에 머물던 신한금융투자는 올 상반기 기준 업계 2~3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수익구조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전체 수익에서 중개수수료를 제외한 ‘비(非)브로커리지’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39.6%에서 지난해 51.8%, 올 8월 말 63.9%로 높아졌다.

특히 본사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한 세일즈앤트레이딩(S&T)그룹을 통해 ‘채권 명가’로서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S&T그룹의 운용자금은 지난해 초 5조원대에서 지난해 말 12조원, 올 상반기 15조원 수준으로 늘고 있다. 운용자금이 늘어나다 보니 상당 자금이 운용되는 채권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졌다. 신한금융투자는 채권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메이저 플레이어’로 자리잡았다. 다른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채권운용 수익률이 견조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내 은행과 증권이 협업하는 기업투자금융(CIB), 개인자산관리(PWM) 부문도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은행과 증권의 최우수 고객들이 한 점포에서 은행, 증권, 세무, 부동산까지 해결할 수 있는 PWM센터를 9월 말까지 19곳 개설했다. 자산 1억원 이상 고객 수는 PWM 출범 이후 5배가량 늘었다. 그동안 주춤했던 IB에서도 결실이 나오고 있다. 올해 최대 규모인 7100억원 한국가스공사 유상증자에 공동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최고가 매각에 성공해 오피스 빌딩 ‘랜드마크 딜’이 된 을지로 파인애비뉴B동에서도 짭짤한 수익과 거래 실적(트랙레코드)을 챙겼다.

○직원 평가에 고객수익률 반영

무엇보다 신한금융투자의 가장 큰 변화는 고객 수익률 중심의 영업을 구축한 것이다. 우선 직원 평가에 고객 수익률을 반영하며 사내 분위기가 달라졌다. 또 2200명 전 직원을 ‘프로’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선배와 후배를 묶어 도제식으로 6개월간 전문가를 키워내는 인력양성 프로그램인 ‘청어람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각 지점에서 특화된 직원들을 본사 담당 부서장이 맡아 노하우를 전수하는 멘토-멘티 제도도 도입했다. 또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금융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별도 조직을 꾸렸다. 전문가들로 이뤄진 상품전략위원회를 구성해 시장 상황에 최적화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전 세계의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강 사장은 “어려운 시장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금융투자업의 본질에 더욱 더 충실해야 된다”며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따뜻한 금융의 정신으로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