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9 글로벌 산업대전] OLED·곡면·UHD TV…세계 1·2위 삼성·LG '볼만한'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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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는 '제로TV 가구' 늘자 더 크고 선명하고 생생하게…한때 ‘퇴근시계’로 불렸던 TV 드라마 ‘모래시계’나 국민 드라마 대우를 받았던 ‘허준’과 ‘대장금’. 모두 4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작품이다. 2000만명이 넘게 보는 드라마가 즐비한 덕분에 TV시장도 승승장구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정면승부 TV
그러다 2006년 이후부터 8년간 시청률 40%를 넘는 드라마는 실종됐다. 스마트폰으로 파일을 내려받아 이동하면서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TV로 ‘본방 사수’하는 가구 수가 급감했다. 이때부터 국내외에서 TV 전성시대라는 명성이 힘을 잃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기저효과로 TV 판매량이 반짝 급증한 2010년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TV 판매량 증가세는 둔화됐다. 급기야 지난해엔 판매량이 1년 전에 비해 처음으로 줄더니 올해엔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20%나 쪼그라드는 수모를 겪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움츠러든 TV 시장
TV를 보지 않는 이른바 ‘제로 TV’ 가구가 늘고 있는 것은 비단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제로 TV 가구가 500만에 육박한다. 미국 내 케이블TV 가입자 수도 정체 상태다. 실제 지난해 미국 내 97만여가구가 늘어났지만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4만6000여가구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본방 사수가 옛말이 된 것 외에 1인 가구가 늘어난 것도 TV시장을 움츠러들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1인 가구 중 상당수가 TV 없이 스마트폰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있어서다. 1인 가구가 늘었더라도 정보기술(IT)기기 소비량이 늘었으면 문제가 안 되지만 1인당 IT기기 매출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인의 연간 소득 대비 IT 지출액 비율은 1% 이하를 맴돌고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IT 기기를 사는 데 돈을 다 쓰면 쓸수록 TV를 구입할 여력은 줄게 된다. 게다가 교체 주기가 2년가량인 휴대폰에 비해 7년마다 한 번씩 바꾸는 TV는 불리한 처지다.
○믿는 건 프리미엄 제품
세계 TV시장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대표 주자는 OLED TV와 UHD(초고화질) TV. 아직 대중화까지 갈 길이 멀지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잇따라 가격을 내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11일 곡면 OLED TV 가격을 1500만원에서 990만원으로 내렸다. 이에 맞서 LG전자도 같은 달 26일부터 평면 올레드 TV 판매가격을 1100만원에서 990만원으로 110만원 내렸다. 이 회사는 차세대 TV로 불리는 OLED TV를 올레드 TV로 홍보하고 있다. 같은 크기의 곡면 올레드 TV 가격도 1500만원에서 1090만원으로 410만원 인하했다. 앞서 8월11일 LG전자는 UHD TV 가격 거품을 빼기 위해 기본형 UHD TV를 내놨다. 55인치 제품은 590만원, 65인치 제품은 890만원으로 정했다. 두 달 전에 선보인 프리미엄형 모델보다 150만원가량 싸다. 같은 크기의 삼성 UHD TV보다 최대 50만원가량 저렴하다. UHD TV는 동영상 기준으로 830만화소의 화면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시중에 많이 보급된 풀 HD TV(200만화소)보다 화질이 4배 이상 선명하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