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세계에너지총회] "화석연료 시대 끝났다고?…향후 40년간 30% 늘 것"

세계에너지협의회 보고서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보다 4배 늘어
환경오염 갈수록 심각
‘화석연료는 죽지 않는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 사용량이 향후 40년 사이 30%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전통 에너지원인 화석연료의 역할은 오히려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세계에너지협의회는 14일 대구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세계 에너지 시나리오:2050년 미래를 위한 에너지 구상’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계에너지협의회는 1923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에너지 전문 국제 민간기구로, 3년에 한 번씩 세계에너지총회를 연다. 92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는 30여개국 60여명의 에너지 전문가가 연구한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에너지 가운데 1차 에너지는 27%에 달한다. 1차 에너지란 석유 석탄 원자력 등 가공되지 않은 상태로 공급되는 에너지를 말한다. 태양열 풍력 지력 등 신재생에너지도 1차 에너지에 포함된다. 보고서는 이런 1차 에너지 공급 비중이 2050년엔 69%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1차 에너지 가운데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비중은 최소 59%에서 최대 77%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화석연료는 미래에도 지배적인 에너지원으로서 위치를 단단하게 지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나는 등 환경오염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현재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은 2050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0% 감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최악의 경우 감축량 목표치보다 4배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크리스토프 프라이 세계에너지협의회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제시한 시나리오는 미래 에너지 상황을 낙관하는 것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며 “나라별로 견고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티브 볼츠 제너럴일렉트릭(GE) 발전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연사로 나서 안전하고 접근이 쉬운 에너지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세계 인구는 12억6700만명에 달한다. 2050년에는 3억9000만~5억3000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볼츠 CEO는 “에너지가 풍부한 곳에서 필요한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대대적인 에너지 네트워크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며 “접근 가능하고 지속 가능하며 안전한 전력을 누구에게나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수년 안에 5~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면 신재생에너지는 에너지 공급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