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 장기 우량 회사채·물가채 주목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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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채권, 고위험 선호땐 선진국 하이일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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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로 채권 금리는 세계 경기 회복세에 발맞춰 완만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채권 투자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자신의 투자 성향에 기반한 보수적인 채권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위험 선호 투자자: 국내 채권 제격
위험 선호도가 낮은 투자자들은 국내 채권 투자가 적합하다. 국내 시장금리는 글로벌 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한 추세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자본차익 기대보다는 이자수익이나 절세에 초점을 맞추고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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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선호 투자자: 선진국 하이일드 주목
해외 채권은 위험 선호도에 따라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다. 글로벌 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환위험까지 수반되는 해외 채권은 국내 채권보다 위험 성향이 높은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반면 신흥국 국채 시장은 높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가장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해외 자본 유출에 대응 능력이 높고 펀더멘털이 견조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와의 차별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 국가 선정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고위험·고수익 투자자들은 미국 유럽 등 하이일드(고위험 고수익 채권)펀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 발행 기업들은 향후 경기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부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일드 채권의 신용스프레드(국채 대비 가산금리)는 여전히 역사적 저점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선진국 금리가 상승해도 신용스프레드가 추가 하락하면서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
중위험 선호 투자자: 시니어론펀드와 KP사모펀드
하이일드의 높은 변동성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 시니어론 펀드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 시니어론(senior loan)은 은행 등 금융사가 투자등급 이하 기업에 담보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는 변동금리 대출 채권을 의미한다.
시니어론은 다른 채무보다 우선적으로 상환되는 ‘선순위’ 특성을 갖고 있어 하이일드 채권보다 안정성이 높다. 이자 지급 시 변동금리가 적용돼 금리 상승기에 관심이 높아지는 상품이다. 실제로 미국 시니어론 상장지수펀드(ETF)의 대표 격인 파워셰어즈(Powershares)사의 ‘BKLN ETF’는 연초 이후 8월 말까지 유입액이 38억6000만달러를 웃돌면서 미국 상장 ETF 중 여섯 번째로 많았다.
미국 채권 ETF를 활용하는 ‘타깃 데이트(Target Date) ETF’도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해외 채권 상품이다. 타깃 데이트 ETF는 일반 채권형 ETF와는 달리 만기(예상 종료일)가 있어 ‘은퇴 타깃 ETF’라고도 불린다. 실물 채권은 일반적으로 만기에 가까워질수록 금리 상승 위험이 줄어 들어드는 특징이 있지만, 채권 ETF는 이런 특징이 없다. 만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채권 ETF의 단점을 보완해 만들어진 것이 바로 타깃 데이트 ETF다. 투자자가 정한 목표 연도에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표기 회사채나 하이일드채권를 만기 투자하기 때문에 도중에 금리 변동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만기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다양하다.
한국 은행들이 해외에서 달러로 발행한 후순위채권 등 외화채권(KP)에 투자하는 ‘KP 사모펀드’도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가입을 고려할 만한 상품이다. 통화 스와프 거래를 통해 환위험을 제거하는 동시에 시중 금리 대비 높은 수준의 고정이자를 받을 수 있다. 요즘처럼 달러 대비 원화 강세 전망이 이어질 때는 달러 표시 상품의 가격 메리트는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KP 사모펀드는 환위험을 제거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외화채권은 중개 또는 신탁으로 운용될 경우 자본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신흥국 국채는 초고위험 상품
초고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 및 비과세 효과를 누리려는 투자자들은 신흥국 국채가 적합하다. 신흥국 국채는 8~10%의 높은 이자수익이 기대되지만 금리 상승과 통화 가치 절하로 인한 손실 가능성이 있다. 위험 선호가 높은 투자자들이 분산 투자 차원으로 가입하는 것이 적절하다.
김희주 KDB대우증권 상품개발실 이사 heejoo.kim@dws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