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길'로 미주노선 다녀놓고 항공료 올린 대한항공·아시아나

국내 항공사들이 미국 노선을 운항할 때 북극항로를 이용해 연간 수십억원의 유류비를 아끼면서도 정작 항공료는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06년부터 북극항로를 이용해 올 상반기까지 약 300억원의 유류비를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 말부터 80억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했다. 북극항로는 북위 78도 이상의 북극 지역을 거치는 항공로다. 러시아 캄차카반도와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통과하는 기존 미국 방면 항공로를 지날 때보다 비행시간을 30분가량 줄일 수 있어 항공유 소모도 줄어든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북극항로를 이용, 비용을 줄였는데도 미국 노선 운임을 올렸다. 대한항공은 2006년 평균 204만원이던 인천~뉴욕 노선 요금을 2009년부터 평균 224만원, 2010년부터는 236만원으로 인상했다. 아시아나항공도 2009년 224만원이던 뉴욕 노선 요금을 2010년 236만원으로 올렸다.

이런 지적에 대해 항공사들은 미국 노선을 한 번 운항할 때 드는 유류비가 1억원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회 수백만원가량인 유류비 절감 효과는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또 항공 요금은 연료비 말고도 환율과 항공기 구입가격, 서비스 등의 원가를 종합적으로 계산해 정한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