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밤 12시, 체크카드 '먹통'

은행·카드사 '네 탓' 공방…소비자는 뒷전
매일 밤 12시 무렵 약 15분간 체크카드 결제가 중단되는 이른바 ‘신데렐라 현상’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4분기부터는 365일 24시간 체크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은행과 카드업계 시스템 개발을 독려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간 속도차 때문에 소비자의 불편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중 밤 12시 무렵 체크카드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현상을 없애는 시스템 개발을 마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등 일부 카드사가 평일에 24시간 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지만 이들도 주말이나 한 달에 한 번은 최장 몇 시간가량 결제가 중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평일에 24시간 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한 회사도 있지만 이들도 주간이나 월간 정산 때 몇 시간가량 결제가 멈추는 현상을 해결하는 시스템을 만들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데렐라 현상은 체크카드를 이용할 때 발생한다. 은행 정산과 날짜 변경 작업 등으로 은행의 전산망이 멈추는 밤 12시 무렵에는 계좌잔액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체크카드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4분기부터 24시간 중단 없는 결제서비스가 가능하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카드사들은 개선이 늦어지는 이유를 은행 탓으로 돌리고 있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체크카드 결제가 지연되는 것은 카드사의 문제라기보다 은행에서 정산작업을 하느라 계좌인출이 중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해당 전산작업을 하려면 설비 증설도 필요하고 복잡한 사안이 많아 단기간에 개발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며 “부작용이 일어나 소비자 불만을 야기하는 것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행하는 것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