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考試' 목매는 청년…이스라엘선 상상 못해

모험과 열정의 텔아비브를 가다

60개국 스타트업 기업가 초청
한국언론 중 한경만 초대받아
텔아비브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지난해 3년간의 군복무를 마친 마얀 레비(22)는 올초 스폰세즈라는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평소 큐레이션(정보 선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제대를 앞둔 지난해 여름부터 기업이나 개인의 관심사별 정보를 선별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기획했다.

‘창업국가’ 이스라엘에서 레비와 같은 사례는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진학이나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이들은 연간 고교 졸업자(12만여명)의 60%에 달한다. 텔아비브에서 지미 펀드를 운영하는 레비 샤피로 미디어랩 IDC 교수는 “젊은이들이 창업에 나서는 것은 대학생이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만큼이나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고교 졸업자의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 매년 30만명의 청년이 삼성, LG, 현대차 등 대기업 입사에 온통 매달리는 한국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한국의 ‘기업고시(考試)’ 현상에 대해 레비 대표는 “이스라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의 창업국가다. 국민 1만명당 창업자 수 10명, 국민 1인당 벤처투자액 170달러, 국민 1만명당 연구개발 인력 140명으로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가 40만명에 불과한 텔아비브에도 700여개가 넘는 스타트업 기업이 자리잡고 있다. 주민 582명당 1개꼴이다. 2007년 63개였던 스타트업 창업은 해가 갈수록 늘어 올해는 3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에 한 개꼴로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젊은이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경제성장의 비밀을 풀어낸 베스트셀러 ‘창업국가’의 저자 사울 싱어는 “이스라엘에서 실패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중도에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경제수도인 텔아비브를 중심으로 창업국가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 창업의 결과물들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이달 13~18일을 혁신주간으로 정하고 세계 60개국 스타트업 기업가를 초청해 자신들의 창조경제 시스템을 만방에 과시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한국 언론 중 유일하게 이스라엘 정부의 초청을 받아 혁신도시로 진화하는 텔아비브를 밀착 취재했다.

텔아비브=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