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 "세계경제 비정상"

금리결정 쉽지 않아…섣불리 내리면 자금 유출
“세계 경제는 현재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통화정책도 해외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세계 경제와 한국이 처한 상황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 밑으로 내리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경제인클럽 초청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김 총재는 금리 인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한국뿐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폴란드 태국 등 많은 나라가 모두 기준금리 2.5%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며 “이들 국가의 통화는 미국 달러나 유로화, 엔화 같은 글로벌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제로(0) 금리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 처지에서는 현 수준이 사실상 제로금리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미국은 통화정책을 미국과 해외라는 양자 구도(투 컨트리 모델)에서 수립할 수 있지만 한국은 미국뿐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와 경쟁해야 한다”며 “섣불리 금리를 내리면 돈이 예컨대 호주나 뉴질랜드로 갈 수도 있어 매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출구 전략에는 “시간 문제일 뿐 언젠가는 출구 전략에 나설 것이며 이미 시장에도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새 Fed 의장으로 지명한 재닛 옐런 부의장에 대해 “그가 매파인지, 비둘기파인지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결국 실업률,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 등 경제지표를 보고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