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관세환급 소송 잇단 승소

정유업계가 나프타 제조용 원유의 관세 환급을 둘러싸고 세무당국과 벌인 법정 다툼에서 이겼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GS칼텍스가 “관세 부과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GS칼텍스는 2004년 1월~2008년 5월 원유정제 중 발생하는 연료가스 생성에 소요된 나프타 제조용 할당관세 대상원유에 대해 관세를 면제받았다. 할당관세는 수출 장려나 수입 억제를 위해 수입품 가격과 수량에 따라 세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이중관세 제도다.

서울세관은 “연료가스는 부산물에 해당하고, 부산물 생산에 들어간 원유는 나프타 제조용 할당관세 대상 원유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2008년 12월~2009년 3월 관세·부가가치세·가산세 합계 약 25억원을 고지했다. 이에 GS칼텍스는 “연료가스는 부산물에 해당하지 않고 할당관세를 적용받은 원유량이 과다하지 않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GS칼텍스가 사용한 연료가스는 수출물품 이외에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물품으로 부산물에 포함된다”면서도 “자율소요량을 산정할 때 부산물을 제외해야 하는지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관세청이 과세 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6월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도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각각 32억원, 9억원의 관세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승소했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할당관세 부과 대상인 나프타 제조용 원유 중 어느 분량까지 관세율 0%로 적용할 것인지를 놓고 과세당국과 해석 차이를 보이다 소송을 제기했다. 그동안 서울세관 등은 나프타를 수입할 때 관세율 0%를 적용하는 점을 감안해 나프타 제조용 원유를 수입할 때도 일정 물량까지는 나프타처럼 관세율 0%를 적용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