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타①]울트라캡숑의 발칙한 도전…"너말고 니친구, '앱 한류' 이끌겠다"
입력
수정
울트라캡숑. 범상치 않은 이름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울트라캡숑의 대표 애플리케이션인 '너말고 니친구'는 국내를 뛰어넘어 대만에서도 초기 반응이 심상치 않다. '얼굴 평가'라는 다소 자극적인 이슈를 가볍고 즐거운 놀이 문화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회사명부터 사업 소재까지 장난기가 가득한 울트라캡숑의 권도혁 대표는 "실제로도 재미있는 일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IT 기업을 마다하고 '재미'를 쫓아 온 아벨 아쿠나 울트라캡숑 미국지사장이 함께였다. '괴짜'라고 불리는 그들을 서울 역삼동 울트라캡숑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상형 월드컵'이 모바일 앱으로
"기존에는 누군가의 외모를 평가한다는 것이 터부시 돼 왔다면, 지금은 하나의 재미있는 문화로 자리잡고 있거든요. TV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상형 월드컵'을 스마트폰 앱으로 구현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일을 시작했습니다."
'너말고 니친구'는 월드컵 토너먼트와 같은 게임 방식으로 이상형을 선택할 수 있는 '소셜 데이팅 앱'이다. 자신의 얼굴 사진을 등록하면 이상형 8강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두 명의 사진이 한 화면에 나올 때마다 마음에 드는 쪽을 고르는 방식이다.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금·은·동메달을 수여할 수 있고,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50명을 주간 단위로 공개한다. 실제 만남보다는 이상형을 선택하는 재미를 강조했다. '최대한 유치하고 재미있게'라는 컨셉을 가진 이 앱에 대한 사용자 반응도 빠르다. '너말고 니친구'는 출시 10개월 만에 얼굴 누적평가횟수가 1억6000만건을 돌파했다. 사용자가 앱에서 보내는 평균 시간도 11분으로 최상위권이다.
내부 분위기도 '고무적'이다. 울트라캡숑은 '너말고 니친구' 흥행에 힘입어 연내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루 10회 이상 게임에 나갈 수 있는 '출전권'이나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콕 찌르기' 등 아이템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얼굴 평가가 1억6000만건 이뤄졌다는 것은 그만큼 데이터도 쌓였다는 뜻이거든요. 기존에 이상형 추천이 무작위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사람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몇 %의 확률로 좋아할지도 예측이 가능해요. '선물하기' 등 아이템에 대한 깨알같은 기획도 이뤄지고 있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작업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 하버드대 출신, 글로벌 사업담당 아벨 지사장과 함께
권 대표는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다만 현재로서는 '너말고 니친구'를 글로벌 히트상품으로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권 대표는 2년 전 미국에서 아쿠나 울트라캡숑 미국지사장과 함께 대학생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클래스메이트'를 출시한 경력이 있다. 그는 사업 구상차 들린 미국에서 우연히 하버드대 행정학과 졸업생인 아쿠나 지사장을 만났고 바로 영입했다. 아쿠나 지사장은 페이스북 바이럴(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학보인 '하버드 크림슨'에 일곱번 소개될 정도로 이색 경력이 있다. 그는 하버드대 동문들이 구글이나 페이스북으로 향할 때 울트라캡숑을 선택해 주변사람들을 또 한번 놀래켰다.
아쿠나 지사장은 "페이스북은 이제야 이모티콘을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한국에서는 예전부터 유행한 아이템이지 않느냐"며 "한국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싶고, 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 이 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다만 클래스메이트는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아쿠나 지사장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았던 시기에 앱을 빨리 출시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패를 분석한 끝에 최근 대만에 '외모협회'란 이름으로 내놓은 '너말고 니친구'는 성공을 점치고 있다. 출시한 지 나흘만에 이뤄진 얼굴 평가만 10만건이다. 내달에는 일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 "'너말고 니친구'로 한류 스타 만들겠다"
울트라캡숑이 아시아 시장 진출을 먼저 서두르는 것은 한류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권 대표는 "인터넷 카페에 본인 얼굴을 평가해 달라고 사진을 올린다거나 훈남, 훈녀를 뽑는 것은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라며 "전 세계인이 가질 수 있는 욕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일본과 대만에서는 한류스타가 인기를 끈 만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류 문화의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위해 최근 일반인 모델 8명을 선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모델 선발은 총 1500명의 지원자가 몰릴 정도로 인기였다. 이들은 '너말고 니친구'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게 된다. 울트라캡숑은 특히 모델들이 해외 진출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한류 스타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쿠나 지사장은 최근 한국 문화를 알리는 블로그도 시작했다. 왜 한국에서는 주말 동안 산에 오르는 사람이 많은지, 새벽 2시에 학생들이 학원차에서 줄줄이 내리는지 등이 관심거리다. 최근에는 '먹방(먹는 방송의 준말)'에 관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권 대표는 "최근에는 아쿠나 지사장과 함께 미국 유력매체에 객원기자로 섭외되기도 했다"며 "스타트업이지만 앱을 글로벌 시장에 론칭하고, 실패하고 또 조그만 성공을 거둔 흔치않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향후 글로벌 대결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회사명부터 사업 소재까지 장난기가 가득한 울트라캡숑의 권도혁 대표는 "실제로도 재미있는 일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IT 기업을 마다하고 '재미'를 쫓아 온 아벨 아쿠나 울트라캡숑 미국지사장이 함께였다. '괴짜'라고 불리는 그들을 서울 역삼동 울트라캡숑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상형 월드컵'이 모바일 앱으로
"기존에는 누군가의 외모를 평가한다는 것이 터부시 돼 왔다면, 지금은 하나의 재미있는 문화로 자리잡고 있거든요. TV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상형 월드컵'을 스마트폰 앱으로 구현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일을 시작했습니다."
'너말고 니친구'는 월드컵 토너먼트와 같은 게임 방식으로 이상형을 선택할 수 있는 '소셜 데이팅 앱'이다. 자신의 얼굴 사진을 등록하면 이상형 8강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두 명의 사진이 한 화면에 나올 때마다 마음에 드는 쪽을 고르는 방식이다.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금·은·동메달을 수여할 수 있고,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50명을 주간 단위로 공개한다. 실제 만남보다는 이상형을 선택하는 재미를 강조했다. '최대한 유치하고 재미있게'라는 컨셉을 가진 이 앱에 대한 사용자 반응도 빠르다. '너말고 니친구'는 출시 10개월 만에 얼굴 누적평가횟수가 1억6000만건을 돌파했다. 사용자가 앱에서 보내는 평균 시간도 11분으로 최상위권이다.
내부 분위기도 '고무적'이다. 울트라캡숑은 '너말고 니친구' 흥행에 힘입어 연내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루 10회 이상 게임에 나갈 수 있는 '출전권'이나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콕 찌르기' 등 아이템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얼굴 평가가 1억6000만건 이뤄졌다는 것은 그만큼 데이터도 쌓였다는 뜻이거든요. 기존에 이상형 추천이 무작위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사람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몇 %의 확률로 좋아할지도 예측이 가능해요. '선물하기' 등 아이템에 대한 깨알같은 기획도 이뤄지고 있지만, 데이터 분석에 대한 작업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 하버드대 출신, 글로벌 사업담당 아벨 지사장과 함께
권 대표는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다만 현재로서는 '너말고 니친구'를 글로벌 히트상품으로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권 대표는 2년 전 미국에서 아쿠나 울트라캡숑 미국지사장과 함께 대학생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클래스메이트'를 출시한 경력이 있다. 그는 사업 구상차 들린 미국에서 우연히 하버드대 행정학과 졸업생인 아쿠나 지사장을 만났고 바로 영입했다. 아쿠나 지사장은 페이스북 바이럴(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학보인 '하버드 크림슨'에 일곱번 소개될 정도로 이색 경력이 있다. 그는 하버드대 동문들이 구글이나 페이스북으로 향할 때 울트라캡숑을 선택해 주변사람들을 또 한번 놀래켰다.
아쿠나 지사장은 "페이스북은 이제야 이모티콘을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한국에서는 예전부터 유행한 아이템이지 않느냐"며 "한국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싶고, 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 이 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다만 클래스메이트는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아쿠나 지사장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았던 시기에 앱을 빨리 출시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패를 분석한 끝에 최근 대만에 '외모협회'란 이름으로 내놓은 '너말고 니친구'는 성공을 점치고 있다. 출시한 지 나흘만에 이뤄진 얼굴 평가만 10만건이다. 내달에는 일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 "'너말고 니친구'로 한류 스타 만들겠다"
울트라캡숑이 아시아 시장 진출을 먼저 서두르는 것은 한류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권 대표는 "인터넷 카페에 본인 얼굴을 평가해 달라고 사진을 올린다거나 훈남, 훈녀를 뽑는 것은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라며 "전 세계인이 가질 수 있는 욕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일본과 대만에서는 한류스타가 인기를 끈 만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류 문화의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위해 최근 일반인 모델 8명을 선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모델 선발은 총 1500명의 지원자가 몰릴 정도로 인기였다. 이들은 '너말고 니친구'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게 된다. 울트라캡숑은 특히 모델들이 해외 진출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한류 스타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쿠나 지사장은 최근 한국 문화를 알리는 블로그도 시작했다. 왜 한국에서는 주말 동안 산에 오르는 사람이 많은지, 새벽 2시에 학생들이 학원차에서 줄줄이 내리는지 등이 관심거리다. 최근에는 '먹방(먹는 방송의 준말)'에 관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권 대표는 "최근에는 아쿠나 지사장과 함께 미국 유력매체에 객원기자로 섭외되기도 했다"며 "스타트업이지만 앱을 글로벌 시장에 론칭하고, 실패하고 또 조그만 성공을 거둔 흔치않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향후 글로벌 대결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