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기업에 '미운털' 된 티파티 덕?…美 민주당 '정치자금 파티'

민주, 지난달 740만달러 모금
자신감 찾은 오바마, 다시 골프
지지도 떨어진 공화, 갈등 격화
‘민주당에는 돈이 몰리고, 내홍을 겪고 있는 공화당에는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부 폐쇄)과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볼모로 한 정치권의 예산전쟁을 지켜본 미국 국민들의 민심이다. 20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민주당이 지난달 모금한 정치자금은 740만달러로 지난해 대선 이후 월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또 올해 처음으로 공화당 모금액(710만달러)을 웃돌았다. 민주당은 내달 5일 치러질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를 위해 100만달러의 자금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워싱턴 정가는 10월 들어 셧다운 후 공화당 지지도가 떨어진 만큼 정치 자금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 내 온건파와 강경파 간 갈등은 악화일로다. 협상 타결을 이끈 온건파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켄터키주)는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셧다운은 보수의 정책이 아니다. 다시는 셧다운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CNN에 출연해 “이제는 초점을 세금이나 지출 삭감 쪽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당내 강경파를 주도하는 초선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주)은 ABC방송에서 “나는 2600만명의 텍사스 주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지 당의 지도부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각을 세웠다. 이에 공화당 대권잠룡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크루즈 의원은 지금 자제력을 가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지만 온건파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미국 재계가 티파티를 견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프렌치 미국 소매연맹 전무는 “공화당이 소수 행동주의자에게 더 이상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계가 깨달았다”며 “오바마케어와 부채한도를 연계시켜 디폴트 위기를 초래한 티파티에 재계가 특별히 화가 나 있다”고 했다. 공화당이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주일 만에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재정위기 타결을 계기로 국정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