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부는 식품韓流] 중국은 32개 나라…입맛도 천차만별

(3·끝) 식품한류 확산 막는 걸림돌

대만 캉스푸, 지역맞춤형 라면 100종 개발 '시장 장악'
대만 라면업체 캉스푸는 중국 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캉스푸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비결은 ‘맛의 지역밀착화’다. 지역별로 입맛을 분석해 맞춤형 제품을 개발한 것. 100개가 넘는 종류의 라면이 연간 50억개나 중국에서 팔리고 있는 이유다.

중국은 23개의 성(대만 포함)과 4개의 직할시, 5개의 자치구로 이뤄져 있다. 각각의 성과 특별시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갖고 있다. 음식문화 역시 천차만별이다. 김명신 상하이 KOTRA 차장은 “‘중국은 32개의 작은 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역별로 음식 등 각종 문화가 큰 차이를 보인다”며 “중국 전체 시장을 상대하려면 캉스푸의 사례처럼 사전에 지역별 입맛을 분석해 현지화를 넘어선 지역밀착화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KOTRA 중국사업단에 따르면 베이징 지역은 강한 불로 빠르게 볶아내는 요리를 선호한다. 전통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유제품 소비가 많아 우유 등이 수출 유망 품목으로 꼽힌다. 통상·무역의 중심지로 과거부터 외국과의 교류가 많았으며 외지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상하이는 다른 지역보다 새로운 식품을 받아들이는 데 개방적인 편이다. 수출 유망 품목은 참치캔이다.

해산물과 찜요리가 발달한 광둥지역은 해삼, 전복 등의 소비가 많은 지역이다. 맵고 자극적인 요리를 선호하는 쓰촨지역은 장류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맵고 자극적인 요리가 발달한 후난 내륙지역은 기온이 높아 아이스크림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KOTRA 중국사업단은 아직 한국식품들이 많이 보급되지 않은 내륙지역에서는 신라면 바나나맛우유 등 기존 히트상품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상하이 베이징 등 연안지역에선 참치캔 등 새로운 식품들을 선보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최근 중국 시장에 중국풍 참치캔을 출시한 동원F&B는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활용해 광둥식, 쓰촨식, 우샹식 등 특화제품을 개발했다. 광둥식은 단맛이 강한 불고기맛, 쓰촨식은 특유의 매운맛, 우샹식은 향신료와 간장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동원F&B는 연구원들을 수차례 중국에 파견, 현지 주부들을 대상으로 수십 차례 테스트를 거쳐 제품을 개발했다. 앞으로 지역별 맞춤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상하이=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