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다케시마 불법 점거" 日, 유튜브에 동영상…또 독도 도발

정부, 즉각 삭제 요구
< 日외무성이 올린 동영상 > 일본 외무성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칭)라는 자막이 보인다.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외무성 명의로 인터넷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공개했다. 제목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에 관한 동영상’이며 올린 시점은 지난 16일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정부는 즉각 항의하고 동영상 삭제를 요구했다. 독도에 대한 일본 아베 내각의 야욕이 갈수록 노골화하는 양상이다. 경색된 한·일 외교관계에 또 다른 암초가 등장했다는 우려도 높아졌다. 이번 동영상 제작은 일본 외무성이 주도했다. 외무성 웹사이트에도 이 동영상으로 바로 연결되는 페이지를 마련했다. ‘여러분, 다케시마를 아십니까’라는 멘트로 시작하는 이 동영상은 ‘17세기에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확립하고 이를 1905년 각의 결정을 통해 재확인했다’는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았다.

여기엔 ‘한국이 1952년 이승만 라인을 긋고 국제법에 반(反)하는 독도 불법점거를 했다’는 주장과 함께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를 제안했으나 한국이 거부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끝부분에는 “(앞으로도) 계속 평화적인 방법으로 한국과의 영토문제를 해결할 생각”이라는 내레이션도 들어갔다. 이 동영상 조회 수는 23일 현재 1만건을 넘어섰다. NHK는 “일본 정부가 향후 이 동영상을 한국어를 포함해 총 10개 국어로 번역해 인터넷에 올릴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작년 12월 출범한 자민당 아베 정권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독도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지난 8월1일 결과를 발표하는 등 줄곧 독도 영유권에 대한 주장을 강화해 왔다. 지난 2월엔 그동안 일본 시마네현이 주관해 오던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사상 처음 중앙 정부 차원의 행사로 격상한 뒤 정부 당국자(내각부 정무관)를 파견해 물의를 빚었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 외무성이 허황된 영유권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해 유포함으로써 한국의 독도영유권 훼손을 기도하려는 데 대해 일본 정부에 강력히 항의한다”며 “영상을 즉각 삭제 조치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일본 정부는 몰역사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도발 행위가 한·일 관계 진전을 가로막는 중대한 요인이 됨을 통감하길 바란다”며 “역사적 과오에 진지하게 책임지는 자세를 행동으로 보여준 사례들로부터 교훈을 얻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 “부질없는 독도영유권 주장을 단념할 것을 촉구하며 독도에 대한 한국의 영토주권을 국제사회에 확고히 인식시키는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용 외교부 동북아국장은 이날 구라이 다카시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불러 정부의 엄중한 항의 입장을 전달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조수영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