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 모바일TV '사활 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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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통신시대 떠오르는 멀티미디어 선점 전략모바일TV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보급으로 덩달아 커지고 있는 N스크린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이다. 통신사들이 가입자의 데이터 이용량을 늘려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스크린 선점하라
KT 지상파 독점중계 맞서…SK·LG도 2개월 내 '온에어'
◆지상파 실시간 방송 경쟁 KT는 이달 초부터 모바일TV ‘올레tv모바일’을 통해 KBS MBC SBS 지상파 방송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다. 연말까지 독점 중계 계약을 맺었다. 석 달간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통신 3사는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위해 지상파 방송사들과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가격 등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던 중 KT가 가격을 높게 불러 독점 중계권을 따냈다. KT가 먼저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Btv모바일’과 ‘유플러스HDTV’를 운영 중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협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두 회사 모두 “(KT 독점 계약이 끝난) 내년 1월 이후 서비스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사를 비롯한 모바일TV 사업자들은 그동안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류현진·추신수 선수가 출전하는 야구 경기 등 인기 스포츠 경기나 만화 ‘뽀로로’ 등을 독점 서비스했다. 대부분 단기에 그치는 서비스였다. 그러나 최근 지상파 실시간 방송 등 장기 콘텐츠 수급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풀HD급 화질을 적용하는 등 서비스 품질 경쟁도 치열하다.◆커지는 N스크린 시장
모바일TV 사업자들의 이런 행보는 N스크린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N스크린은 주문형비디오(VOD)와 실시간 방송 등을 TV뿐 아니라 여러 모바일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등의 보급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발달로 저장용량(스토리지) 부족 문제가 해결된 것도 N스크린 시장이 팽창하게 된 배경이다. 콘텐츠를 저장 용량이 부족한 단말기가 아니라 서비스 사업자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통신사들의 데이터 서비스 확대 움직임도 원인이란 분석이다. 3세대(3G)에 이어 4세대 이동통신 LTE 서비스 도입으로 모바일 기기에서 동영상 구동이 원활해지자 통신사들은 가입자의 데이터 소비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다양한 동영상 특화 요금제 등을 통해서다. 올 들어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무제한 요금제 도입 이후 이런 움직임은 더 가속화하고 있다. 데이터를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사업자는 CJ헬로비전이다. CJ헬로비전의 모바일TV ‘티빙’은가입자가 570만명으로 가장 많다. SK계열의 Btv모바일과 ‘호핀’(SK플래닛) 가입자는 총 540만명이다. 이어 유플러스HDTV가 400만명, 올레tv모바일이 25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 사업자의 가입자 규모만 1700만명 이상인 셈이다. 가입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사업 규정 미비 등은 문제
모바일TV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사업 규정 등이 마련되지 않아 문제란 지적이다. 방송법 개정안 등 이미 틀이 잡힌 유선방송에 대한 입법 움직임은 활발하지만 모바일TV에는 이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같은 콘텐츠를 어떤 사업자는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사고, 어떤 사업자는 대가를 전혀 치르지 않고 이용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TV 서비스도 2~3년 이내에 인터넷TV(IPTV)나 케이블TV만큼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며 “선순환 구조의 성장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