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총 2위, 서울반도체 굳히기냐 파라다이스 뒤집기냐

서울반도체 '제2 전성기'…LED株 테마 올 80% 급등
파라다이스 '왕서방' 효과…영종도 개발 호재로 상승
시가총액 엎치락뒤치락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 싸움이 치열하다. 발광다이오드(LED) 테마 대장주인 서울반도체와 외국인 카지노 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파라다이스의 시총은 각각 2조5000억원 내외로 엇비슷한 수준. 주가가 출렁일 때마다 시총 순위가 뒤바뀌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는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5거래일 중 처음 이틀간 시총 2위를 지키다가 23, 24일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3위 파라다이스에 역전을 허용했다. 25일 시총 2위 재탈환에 성공했지만 격차가 크지 않아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두 종목은 1위 셀트리온(시총 4조6734억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벌어져 있으나 4위 CJ오쇼핑(시총 2조1139억원)은 확실히 따돌렸다. ○LED 조명 강자 서울반도체

서울반도체와 파라다이스는 전혀 다른 업종에 속해 있음에도 공통점이 많다. 코스닥시장이 제자리걸음한 올 한 해 50~80% 주가가 급등했다. 경기와 관련한 변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주가가 올랐다는 의미다.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이상으로 ‘고평가 논란’이 따라다닌다는 것도 비슷한 점으로 꼽힌다.

서울반도체는 LED 테마가 각광받을 때마다 주가가 뛰는 전형적인 기술테마주다. LED 테마가 처음으로 주목받은 2008~2010년 이 종목의 주가는 7000원대에서 5만원까지 7배 올랐다.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기대에 비해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서 2011년 9월 2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LED TV용 후면광판 사업이 글로벌 TV 시장 축소로 한계에 부딪혔다는 전망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서울반도체는 올 들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연초 이후 지난 25일까지 주가가 80.57% 오르는 등 빠르게 전성기의 모습을 찾고 있다. LED TV 후면광판에서 LED 조명으로 캐시카우(주된 매출원)가 바뀌면서 안정적인 실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 회사의 지난 2분기 LED 조명 부문 매출은 1009억원으로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0억원의 벽을 넘었다.

박원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의 LED 조명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고 중국도 LED 조명에 보조금을 주고 있다”며 “서울반도체의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에 비해 주가 수준이 높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낮은 편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미국 LED 업체 크리의 PER이 30배 수준임을 감안할 때 더 여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광 수혜주 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는 서울 워커힐, 부산, 인천, 제주도 등에 영업장을 두고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다. 2010년 말만 해도 시총이 3633억원에 불과했다. 코스닥 내 시총 순위도 38위에 그쳤다.

2011년 말 18위, 2012년 말 3위로 순위를 끌어올렸고 올 들어서는 서울반도체와 시총 2위 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주가도 3000원대에서 2만7000원대로 9배 가까이 올랐다.

파라다이스의 강점은 탄탄한 중국인 고객층이다. 부유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마카오 대신 한국 카지노를 찾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 회사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VIP 고객 매출을 국적별로 분류하면 60~70%가 중국인이다. 2016년 워커힐 영업장의 3배가 넘는 1만1500㎡(3500평) 규모의 카지노를 갖춘 복합 리조트가 영종도에 들어선다는 것도 이 회사 주가를 올리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인혜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다른 업종 기업과 비교하면 PER이 높지만 다른 나라 카지노주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외국인 지분율이 18% 정도로 낮은 만큼 향후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