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 대신 의료규제 확 푼다

정부가 의료서비스 산업 육성 전략을 수정해 영리병원(투자개방형 영리법인)의 전면 도입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대신 병원에 여행업을 허용하고, 병원 반경 1㎞ 내에만 설립할 수 있게 한 메디텔(의료관광용 호텔)의 거리 제한을 완화하는 등 관련 규제를 대폭 풀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해 꼭 영리병원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12월에 발표할 4차 투자활성화 대책에서도 영리병원 도입 문제는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영리병원 설립이 허용된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 외에 다른 지역까지 영리병원을 도입하는 논의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외국인 환자 유치를 늘려 관련 일자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 규제를 대폭 풀기로 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10년 넘게 영리병원 도입을 추진해왔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사회적 갈등만 커졌다”고 말했다. 소모적 논쟁이 불가피한 영리병원 문제를 다시 꺼내기보다는 의료서비스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게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영리법인의 전면 도입을 위해서는 의료법 개정이 필요한데 민주당의 반발로 국회 입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주용석/김우섭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