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샵, 'K패션 구원투수' 등판…해외진출·지원기금 등 디자이너 육성책 발표

GS샵(www.gsshop.com)이 장기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국내 패션 시장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디자이너와 중소 패션 제조사 그리고 홈쇼핑 채널이 협업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고 디자이너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GS샵은 29일 서울 역삼동 ‘라움’에서 ‘2013 GS샵 윈터컬렉션’을 열고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 15인과 협업한 겨울 신상품 패션쇼를 통해 올 겨울 트렌드를 제안했다. 이후 이 자리에서 'K-패션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윈터컬렉션’에서 손정완 등 디자이너를 영입, 패션상품을 고급화하고 패션·뷰티를 전체 편성 비중의 절반까지 끌어올리는 등 ‘트렌드 리더 홈쇼핑’으로의 과감한 변화를 담은 전략을 공개한 지 1년여 만이다.

GS샵이 내놓은 ‘K-패션 지원 방안’의 핵심은 디자이너 육성이다. 명품과 글로벌 SPA로 인해 토종 패션 브랜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지만 차별화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GS샵은 "칼 라거펠트, 마르니, 마틴 마르지엘라 등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SPA나 대형유통채널과 손잡고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세계 패션 업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국내 디자이너들의 유통망은 자체 매장과 백화점 등으로 한정돼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GS샵은 TV, 인터넷, 모바일, 카탈로그 등 전채널을 통해 디자이너 브랜드의 신규 판로를 제공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GS샵은 지난해 11월 국내 최정상 디자이너 손정완과 협업 브랜드 ‘SJ WANI(에스제이 와니)’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올들어 앤디앤뎁의 김석원·윤원정, 김서룡, 이승희, 홍혜진, 이석태, 한상혁, 김재환, 이재환, 주효순, 젬마홍, 조성경, 박성철 등 15인의 디자이너와 잇따라 협업 브랜드를 출시했다. GS샵은 올해 이들 디자이너 브랜드에서만 1000억원의 취급고를 올린다는 목표다.

디자이너 육성 프로그램도 본격 도입한다. GS샵은 디자이너 브랜드 매출의 일정 부분을 ‘디자이너 육성 지원 기금’으로 조성, 우수 디자이너의 해외 컬렉션을 지원하고 해외 유명 쇼룸 입점도 도울 계획이다. 이 기금으로 디자이너 브랜드를 육성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마케팅도 전개한다는 것이 GS샵의 설명이다.

올해부터 디자이너 육성 지원 기금이 조성되고 있으며 손정완, 앤디앤뎁의 김석원·윤원정에 이어 오는 11월 런던에서 컬렉션을 여는 ‘SO,WOOL(쏘울)’의 김서룡 디자이너가 세번째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GS샵은 특히 K-패션의 글로벌화를 위해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 지원에 앞장 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와 ‘양국 디자이너의 상호 진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디자이너 상품의 새로운 해외 진출길을 열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는 랄프로렌, 마크제이콥스, 베라왕, 질스튜어트, 토리버치 등 미국 내 400명 이상의 유명 디자이너들과 신진 디자이너들이 소속된 비영리단체다.

GS샵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국내 디자이너들이 GS샵과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를 통해 미국 패션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돼 미국 내 K-패션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재 디자이너들의 선정 작업과 진출 형태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에 있으며 내년 중 첫 사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GS샵은 국내 디자이너들이 세계 패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홈쇼핑 최초로 ‘GS샵 글로벌 패션 프로젝트’를 통해 파리, 런던, 밀라노, 뉴욕 등 세계 4대 패션 도시에 연속 진출해 GS샵과 협업하고 있는 디자이너 15인의 패션쇼를 선보였다.

향후에는 인도, 태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등 세계 6개국의 GS샵 합작 홈쇼핑을 통해서도 디자이너 상품을 수출, K-패션을 세계에 알린다는 전략이다.

GS샵은 나아가 중소 패션 제조사와도 상생하기로 했다. 김서룡 디자이너와 협업 중인 ‘SO,WOOL(쏘울)’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니트 전문 중소기업인 ‘홍안섬유산업’(대표 홍기섭)에서 울니트를 생산한다.

홍안섬유산업은 지금까지 GS샵에 울니트 5만장을 납품했다. 이러한 홈쇼핑-디자이너-우수중소기업의 협업 모델을 통해 소비자들은 메리노울 100% 소재로 국내에서 생산된 우수한 품질의 니트를 7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는 것.

GS샵은 "홍안섬유산업의 사례처럼 중소 패션 제조사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중소 패션 협력사 지원 TF’를 출범하고 중소 패션 제조사 10여개와 신규 거래를 시작했다"며 "이 TF는 우수한 역량을 가진 중소 패션 제조사들과 디자이너 브랜드의 연결을 통해 중소 패션 제조사들에 부족한 디자인 역량을 보강하고 안정적인 매출로 이어지도록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허태수 GS샵 사장은 "지난 1년 간 ‘트렌드 리더 GS샵’이라는 이름으로 홈쇼핑 패션에 대한 고객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면 이제는 고객들의 기대와 관심이 침체된 K-패션의 활력소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