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대체' 왜 관심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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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거래소 설립 허용됐지만 "수익 내기 힘들다" 모두 외면지난 8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으로 대체거래소(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 설립이 허용됐으나 정작 증권사들은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거래량 5% 넘으면 규제 많아져…"선진국처럼 20%룰 적용해야"
각종 규제 문턱이 높아 대체거래소를 만들어봤자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독점 체제인 한국거래소 외에 다양한 주식 거래소를 열어 투자자의 거래비용을 낮추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들 “수익 안 나 관심 없다”
중견 B증권사 측도 “컨소시엄 형태로 ATS를 만드는 방안을 놓고 검토했지만 수익을 내기 어렵다 보니 파트너를 찾는 게 불가능했다”며 “일단 당국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5% 룰’이 결정적 걸림돌
C사 관계자는 “작년 주식 거래대금에서 시장점유율 5%를 차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연간 수익을 계산해보니 29억원 정도였다”며 “전산 투자비용과 운영비 등을 감안할 때 첫해부터 약 68억원씩 적자가 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막대한 자기자본을 투입한 뒤 매년 배당을 받기는커녕 결국 증자를 해야 할 것이란 게 증권사들의 우려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 전부터 거래소 전환 요건을 미국 유럽 등처럼 전체 거래량 대비 20% 이상으로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결국 지금 구도가 계속되길 원하는 한국거래소만 유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KDB대우, 삼성, 우리투자, 한국투자, 현대 등 5개 대형 증권사는 30일 열리는 금융위원회에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로 지정돼 IB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들 증권사는 지난달 말 금융위에 IB 지정을 신청했으며 금융위는 결격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IB로 지정되면 연기금, 외국 헤지펀드 등을 상대로 전담중개업무(프라임브로커리지)와 대출 등 기업 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