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커피전문점 이디야 첫 '1000호점' 비결

(1) 평균 창업비용 절반
(2) 작은 점포로 값 싸게
(3) 가맹점엔 이익 보장

매출 500억원 안넘어 출점규제 제외 '덕' 봐
이디야커피가 커피전문점으로는 처음 국내 1000호점을 열었다. 창업비를 다른 프랜차이즈에 비해 50% 이하로 줄이고, 커피가격은 30% 싸게 공급하는 ‘5030’ 정책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는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 답십리 사거리점을 개장해 1000호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디야의 1000호점 개점은 2001년 서울 흑석동 중앙대 정문 앞에서 1호점을 낸 뒤 13년 만이다. 2010년 말 437개에서 작년 말 800개를 넘어섰고 올 들어서도 200개를 추가로 여는 등 최근 급속한 확장세를 보여왔다. 매출도 작년 420억원에서 올해 85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디야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창업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이디야의 평균 창업비는 1억510만원으로 2억~3억원이 드는 다른 커피전문점보다 50% 이상 저렴하다. 점포 면적을 평균 33㎡로 소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가격도 경쟁업체에 비해 30%가량 싸다.

유통업계는 이와 함께 이디야커피가 정부의 출점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점이 급성장의 주요 배경 중 하나라고 꼽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동일브랜드 커피가맹점 간 거리를 500m 이내로 신규출점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모범거래기준’을 발표했다. 규제 대상은 가맹점 100개 이상, 커피사업부문 매출 500억원 이상으로 당시 이디야커피는 가맹점 수는 100개가 넘었지만 매출이 500억원이 넘지 않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 대표는 이에 대해 가맹점주의 이익 보장을 중요 경영원칙으로 삼은 것이 성장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비 대비 매출이 업계 최고 수준인 평균 209%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열티가 매출의 3.5~5.0%인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월정액(25만원)만 내면 되기 때문에 수익 면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1000호점 개장을 시작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점포 확장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문 대표는 “내년부터 매년 300개 점포를 국내외에서 열어 2017년에는 해외점포를 합해 2000호점을 개점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매출이 늘어나면서 조만간 출점규제 대상이 되겠지만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점포 크기가 작은 이점을 활용해 수요가 늘고 있는 소규모 도시 등으로 진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디야커피는 또 해외에선 당장 점포를 내지 않고 스틱커피를 먼저 판매하기로 했다. 문 대표는 “스틱커피는 작년 8월 처음 생산했는데 올해 1억개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중장기적으로는 태국을 동남아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