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칼럼] 환절기에 호흡기 질환…꽃가루 피하고 침구류 소독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이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밤낮의 온도차가 심해지고 습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코의 점막이 건조해진다. 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코와 구강, 후두 등에 쉽게 침입해 염증을 유발한다. 찬 공기가 독감 등 각종 바이러스를 증식시키는 것도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대개 바이러스가 기도에 감염돼 감기나 기관지염 등을 유발하면 호흡기 질환이 악화된다. 통상 기관지가 붓고 점액성 분비물이 증가한다. 호흡할 수 있는 능력이 약한 천식환자나 만성 기도질환 환자는 심한 호흡곤란과 기침, 객담 등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 휴식을 취하지 않고 몸을 무리하게 하거나 흡연자 및 영양이 부족한 사람들도 호흡기 질환에 걸리면 회복 기간이 더디다. 늦가을에는 세균에 의한 감염이 아니라도 알레르기나 꽃가루로 인해 호흡기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이외에도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유발인자로는 찬 공기, 담배 연기, 향, 페인트, 머리 분무액, 감기, 독감, 공해 등과 같이 비특이적인 것과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바퀴벌레 등과 같은 특이적인 요인들이 있다. 개인마다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공해가 심할 때, 오존 경보가 있을 때, 공기 중 알레르기 항원이 많을 때는 외부보다 실내에 머무르는 것이 안전하다.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일 채소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저당 저염 저지방식 등의 식사로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규칙적인 운동, 금연, 금주로 기초 체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

생활 속 환경관리도 중요하다. 집먼지 진드기는 침구류를 주기적으로 삶거나 알레르기 물질이 투과할 수 없는 특수 천을 이용해 침구류를 꾸미는 것이 좋다. 또 카펫이나 면으로 된 커튼 등과 같은 집먼지 진드기가 서식할 수 있는 물건을 없애도록 한다. 이외에도 습도 조절을 비롯해 특수여과장치(HEPA 필터)가 돼 있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환절기에 갑자기 위생관리가 필요한 동물을 집안에서 키우는 것도 썩 좋은 것은 아니다. 개, 고양이, 새, 햄스터 같은 대부분의 애완용 동물들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집안에서 이런 동물을 치웠더라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이 집안에 수개월 정도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증세가 좋아지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한다.

이재형 < 을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