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기본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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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철 사장 '비상경영'…막말파문 진화나서국내 1위 화장품 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이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이른바 ‘갑의 횡포’ 논란에 휘말려 기업 이미지가 적잖이 실추된 데다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사장(사진)은 최근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비상경영을 선포한다”며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손 사장은 회사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언급하고, 앞으로 대리점이나 협력업체와의 관계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협력사를 상대할 때 주의할 점을 담은 전단을 만들어 아침 출근시간에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내부 기강이 해이해진 면은 없는지 돌아보자는 차원에서 비상경영이란 단어를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대리점주들과 상생협의체 구성 방안을 논의 중이며, 서경배 회장이 서명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서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6월부터 방문판매 대리점과 갈등이 불거지면서 아모레퍼시픽은 기업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밀어내기’ ‘막말 녹취록’ 등 줄줄이 제기된 의혹 탓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았고 손 사장은 국정감사장에 불려나가 곤욕을 치렀다.
이미지 실추의 원인이 됐던 방판 부문에서 매출이 급감하는 점도 고민거리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 안팎 성장에 그치고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회사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방문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15~2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방판 매출은 작년 4분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올 상반기 10% 줄었고 3분기에도 20~25% 감소할 전망”이라며 “역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