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풍년의 역설' 직거래로 농가 소득 지원 나서

롯데마트가 '풍년의 역설'을 맞은 농가 지원을 위해 발벗고 나선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는 기상 여건이 좋아 37년 만에 대풍이라고 불릴 만큼 과일, 채소 등의 수확량이 크게 늘어났다. 실제로 배추, 무, 양파 등 겨울 대표 채소 품목들의 11월 초 도매 가격은 지난해보다 최대 50% 가까이 내렸다.

하지만 채소의 경우 가격이 일정 수준 하락해도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 소비 촉진이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농가는 풍년에 우는 ‘풍년의 역설’을 겪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이러한 ‘풍년의 역설’을 극복하기 위해 채소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농가의 또 다른 수익원으로 주목 받는 ‘농산물 가공식품’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먼저 7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서울역점, 잠실점, 구로점 등 수도권 22개점에서 김제, 부안 등 9개 단위 농협과 함께 배추, 무 등 6개 겨울 대표 채소(배추, 무, 양파, 마늘, 건고추, 감자)의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한다.

단위 농협과 직거래를 통해 유통 과정을 축소, 판매 가격을 현재 시세보다 낮추고 일부 품목은 도매 가격 수준까지 낮추는 노력을 통해 최대 30% 가량 저렴하게 선보여 소비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품목으로 ‘배추(3입/망)’를 3980원에, ‘양파(5kg/망)’를 7000원에, ‘마늘(1.5kg/난지형)’을 7000원에, ‘감자(10kg/박스)’를 1만원에 판매한다.

또 농축액, 진액 등 ‘농산물 가공식품’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 ‘농산물 가공식품’의 경우 원물 판매 외에 농가 소득 경로를 다양화할 수 있어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국정 과제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특히 농업인과 중소기업이 연계, 상생하는 식품 공급망을 구축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러한 취지에 발맞춰 채소 MD(상품기획자)가 주축이 돼 ‘거래 농가’, ‘농산물 가공업체’간 정보 교류 등의 소통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품질이 검증된 중소 농산물 가공식품업체의 상품 입점을 적극 유도해 일반 브랜드에 편중된 ‘농산물 가공식품’ 시장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이를 위해 풍년을 맞은 겨울 채소 중 상대적으로 가공이 용이한 마늘, 양파 15t 가량을 선 매입해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채소 소비 촉진 행사’에 함께 선보인다. ‘흑마늘 진액(80ml*30포)’을 1만8800원에, ‘양파즙 (110ml*30포)’을 1만4800원에 판매한다. 일반 브랜드 대비 30% 저렴한 가격대다.

우영문 롯데마트 채소팀장은 “올해 풍년에 어려움을 겪는 채소 농가가 늘어나면서 유통업체도 동반자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직거래로 유통비용을 낮춰 소비를 촉진하고 장기적으로는 우수 농산물 가공식품의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등 풍년 역설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