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도청 앱' 사용 첫 실형

법원 "영리 목적…사생활 침해"
일명 ‘스파이폰’으로 알려진 스마트폰 도청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유포한 30대 남성에게 처음으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부장판사 이종언)는 타인의 휴대폰에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해 통화 내용을 엿들은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기소된 웹디자이너 최모씨(39)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최씨가 금전을 목적으로 대화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했고 범행이 상당 기간에 걸쳐 계획·반복적으로 이뤄져 죄질이 불량하다”며 “일반인에게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는 범죄이므로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중국에서 근무하던 최씨는 지난해 11월 한 중국 업체로부터 상대방의 스마트폰 통화 내용을 엿들을 수 있는 악성프로그램 관리 서버에 대한 권한을 4000위안(약 80만원)에 사들였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인터넷 사이트 ‘스파이폰(www.spyphone.co.kr)’을 통해 이를 홍보하다 해당 악성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또 다른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그는 2월 김모씨의 의뢰를 받고 김씨의 아내 신모씨에게 “***영어교육 1대1 http://me2.do/F54E****)” “★루이비통★ 소피아코폴라 4,730,000원 http://me2.do/F54E****”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문자메시지에 첨부된 인터넷 주소를 무심코 누른 신씨의 휴대폰에는 바로 악성프로그램이 설치됐다. 최씨는 신씨의 통화 내용을 엿듣는 동시에 실시간으로 녹음한 파일을 미국 내 서버를 거쳐 김씨에게 이메일로 전달하고 90만원을 받는 등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5회에 걸쳐 악성프로그램을 유포, 39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스마트폰 도청앱을 사용·유포했다가 수사 기관에 적발된 첫 번째 사례여서 주목받아왔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