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3] "3년 만에 글로벌 기업된 플립보드…'산책회의'서 해결책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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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획일성의 장벽 뛰어넘기“미국 플립보드 사옥에는 책상 칸막이처럼 직원 간 ‘소통을 막는 벽’은 하나도 없습니다. 대신 전 직원의 아이디어를 부담 없이 드러낼 수 있는 ‘공유의 벽’이 있습니다.”
인턴부터 사장까지 자유롭게 의견 교환
보잉, 70개국서 17만명 채용…다양성 키워
에릭 알렉산더 플립보드 국제담당 사장은 7일 “직원들이 직급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소통하는 문화가 플립보드 창의력의 바탕”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현안에 대한 젊은 직원들의 비판(챌린지)을 끊임없이 수용해야 조직의 획일성을 깰 수 있다”며 “한국 경영자들도 직원들과의 커피 브레이크나 산책 같은 가벼운 소통부터 시작해야 획일적인 문화를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알렉산더 사장은 이날 ‘조직 내 획일성의 장벽 뛰어넘기’ 세션에서 플립보드의 기업 철학을 소개했다. 플립보드는 사용자들이 뉴스 등을 직접 편집해 볼 수 있는 매거진 앱으로, 창의적 발상을 통해 설립한 지 3년 만에 글로벌 업체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콧 드라흐 보잉 HR총괄 부사장과 민희경 CJ 부사장, 이원호 신한은행 부행장이 함께 창의적 기업문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중간 작전회의서 개선방안 찾아
알렉산더 사장은 “창의적인 인재를 끌어들이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급과 상황,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소통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통을 가로막는 벽은 없앤 대신 소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모임과 공간은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알렉산더 사장은 “사내에 커피 바를 설치하고 격의 없는 ‘산책회의’ ‘맥주회의’ 등을 만들어 인턴사원부터 사장까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플립보드에 오면 마르코스 웨스캄프 같은 유명 디자이너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점도 많은 창의적 인재들이 플립보드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이유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맞닥뜨리는 문제점도 직원 간 소통을 통해 해결한다. 알렉산더 사장은 “미식축구 경기 중간에 팀원끼리 ‘작전회의’를 하는 것처럼 직원들이 프로젝트 중 문제를 만났을 때 개선방안을 찾는 ‘위클리 허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내 소통을 막는 벽은 모두 없애면서 대신 전 직원이 공유하는 벽이 하나 생겼다”며 ‘디자인의 벽’을 소개했다. 사내 한쪽 벽면에 차기 플립보드 애플리케이션 등에 적용할 각종 디자인 가안을 붙여놓는 벽이다. 직원들은 벽에 붙어 있는 디자인 가안들을 보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전달한다. 그는 “디자인 가안을 미리 공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디자인과 관련 없는 분야의 직원이 낸 참신한 아이디어가 회사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잉 17만명이 다국적 직원
세션에 참여한 패널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을 편견 없이 채용하는 것도 획일성을 뛰어넘는 중요한 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드라흐 부사장은 “보잉은 70개 국가에서 17만명에 달하는 다양한 국적의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며 “다양성 속에서 창의적인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더 사장은 “플립보드는 최고의 인재라고 생각하면 국적에 상관없이 채용한다”며 “현재 미국 이외 국적을 가진 직원이 절반에 달한다”고 말했다.
좋은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 충분히 보상해주는 동기부여의 중요성도 패널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민 부사장(CJ인재원 원장)은 “CJ에 입사하는 신입직원은 연수를 받은 후 아이디어 경쟁대회에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드라흐 부사장은 고객의 의견을 제품에 적극 반영하는 것도 조직 내 경직성을 깨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세대 여객기인 보잉787은 처음 음속으로 날 수 있는 빠른 비행기로 설계됐다”며 “하지만 고객들은 빠른 것보다 효율적인 제품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결국 무게가 20% 정도 가볍고 소음이 줄어든 비행기로 바뀌면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현/이유정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