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아름다움은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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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프랑스에는 아름다운 디자인의 건물들이 많다. 어쩌면 저렇게 멋질까 탄성을 지르게 만든다. 건축기간도 제법 길고 일반 건물보다 훨씬 많은 건축비가 투입된다. 그렇게 심혈을 기울인 건물이지만 막상 그곳에 들어가 보면 의외로 불편하다. 외관을 멋부린 만큼 내부 공간의 편의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능주의 건축물들이 장방형이나 정방형으로 건축해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과는 정반대다.
파리 국립 미테랑도서관은 그 대표적인 예. 건물 한가운데 정원을 품은 이 거대한 건축물은 그 규모와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보는 이를 매혹하지만 정작 이곳을 이용하는 열람자들은 화장실이나 카페를 가기 위해 100m 이상 다리품을 팔아야 한다. 이용자 편의를 무시한 그런 구조에 대해 불평을 늘어놨더니 프랑스 친구가 말하길 “아름다운 집에 살려면 그만한 불편쯤은 감수해야 한다”며 일침을 놓는다. 그렇다. 프랑스인을 비롯한 유럽인들의 건축에 대한 마인드는 효율성보다는 미적인 측면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그들은 아름다움은 불편하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중요한 것은 그런 불편함도 익숙해지면 잊히고 아름다움만 남게 된다는 점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