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과학도시 대전] 한국조폐공사, 주민증·전자여권…ID사업이 새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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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사업 은행권·수표 축소한국조폐공사는 지난달 경북 경산시 화폐본부에서 윤영대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페루 은행권 50솔(Sol)’ 첫 출고 기념행사를 가졌다. 페루 은행권 50솔은 지난해 11월 국제 경쟁 입찰을 통해 세계 유수의 은행권 인쇄 업체들을 제치고 조폐공사가 수주한 것이다. 첫 선적분은 전체 사업량 3억500만장 중 6000만장이다. 한국조폐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중심이던 조폐공사의 수출이 남미시장까지 확대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페루 은행권·태국 ID제품 수주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 신용카드, 전자결제 등 새로운 결제 수단의 활성화로 한국조폐공사의 주력 사업인 은행권과 수표 등 전통적인 사업 영역이 축소되고 있다. 과거에는 수주형 사업에 의존해 조폐공사의 노력 없이도 한국은행이나 금융기관으로부터 수주한 사업으로 공사를 운영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전통 사업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수요처의 발주에 의존하는 식의 사업 운영 방식으로는 더 이상 공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사실 다수의 직원이 이러한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2011년 윤 사장 취임 이후 새로운 시장 개척에 직원들도 눈을 떴다”고 말했다.
이에 조폐공사는 기존의 발주처 수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주형 사업 구조에서 탈피, 지속성장을 위한 개척형 사업 구조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해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조폐공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ID 사업이다. 주민증, 전자여권, 복지카드 등 국가신분증 사업을 통해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편익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이 같은 개척형 사업은 전체 매출 중 2011년 20.2%(745억원)에서 2012년 30.4%(1068억원)까지 확대해 자립형 사업구조로 전환 중”이라며 “올해는 개척형 사업 비중을 39.3%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해외 수출 조폐공사의 장기적 성장·발전을 위해서는 국내시장에서의 사업다각화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수출 확대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 공사 창립 이래 최고의 수출 성과를 창출(2011년 대비 3.3배 성장)했다. 올해는 더 높은 실적 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페루 은행권 수주에 성공했고 1995년 방글라데시 은행권 수출 이후 17년 만에 은행권을 다시 수주했다. 지난 5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상품권 60만장 제작을 따냈다.
이는 지난해 미국 LA의 유통업체에 상품권 15만장을 수출한 데 이어 두 번째 해외 진출이자 첫 아시아 지역 성과다. 이 밖에 ID 제품의 수출에도 매진해 지난 4월에는 태국 NID(국가신분증) 1200만장도 수주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이런 결과들은 해외 사업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공모를 통한 뒤 해외 사업이사를 영입하고 수출 전담 부서를 확대운영한 결과”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조폐공사의 해외 매출은 428억원으로 전년의 131억원보다 3.3배 증가했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총매출 3515억원, 영업이익 2억원, 당기순이익 4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새로운 경영시스템 구축 조폐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기술표준원) 주최 품질경쟁력 우수기업에 9년 연속 선정됐다. 또 공기업 최초로 전국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 11회 연속(2003~2013년)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성과 중심의 조직인력 운영을 위해 인사제도를 혁신하는 등 인사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조직 목표와 개인 성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평가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근무평정제도의 근무평정기간을 5년으로 늘려 장기적 성과 창출을 위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 우수인재 발탁을 위해 특별승진제도를 도입하고, 승진 소요 최저연수를 단축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이러한 성과 중심의 조직운영은 직원들의 잠재 능력을 인센티브와 동기 부여로 일깨우는 혁신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