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만드는 보일러…'전기료 폭탄' 피하세요"

경동나비엔 '아이브리젠SE' 2014년 2월 시판…시간당 1㎾생산

가격은 1320만원…5년이면 비용 뽑아
최재범 경동나비엔 사장이 12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정용 전기발전 보일러 ‘나비엔 아이브리젠SE’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동나비엔 제공
“가정용 전기발전 보일러는 국내 에너지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입니다.”

보일러 업체인 경동나비엔의 최재범 사장이 12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가진 제품 설명회에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가정용 보일러 ‘나비엔 아이브리젠SE’를 선보였다. 제품 가격이 1000만원을 넘지만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정에서는 ‘누진제 요금폭탄’을 피할 수 있어 4~5년이면 비용을 충분히 뽑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시간당 1㎾ 전기 생산

최 사장이 이날 소개한 ‘나비엔 아이브리젠SE’는 가스를 원료로 터빈 운동을 일으켜 전기를 만드는 보일러다. 경동나비엔이 2009년 정부 국책사업인 ‘초소형 1㎾급 스털링 열병합발전시스템 개발’ 총괄 주관기업으로 선정된 뒤 개발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온·난방과 함께 시간당 1㎾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생산된 전기는 가정에서 가전제품을 돌리는 데 쓸 수 있다. 하루 12시간 가동하면 700~900L 크기 냉장고와 350L 김치냉장고, 전등 5~6개, 55인치 TV에서 쓰는 전기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 사장은 “소비하는 것보다 전기를 더 많이 생산하면 전기계량기의 미터가 거꾸로 돌아가 전기료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대형 주상복합, 경제성 있어

경동보일러는 현재 이 제품을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내년 2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대당 1320만원으로 웬만한 보일러(60만~100만원)의 13~20배다. 경동보일러가 이런 값비싼 보일러를 국내 시장에서 ‘가정용’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판단한 근거는 ‘과도한 전기료 누진제’ 때문이다. 이 보일러로 1㎾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가스비는 430원인 반면 월 500㎾ 이상 전기를 쓰는 가정(6단계 최고누진요금 적용)에서는 1㎾당 860원을 전기료로 내고 있다. 넓은 평수의 주상복합아파트 등에서 이 보일러를 쓰면 추가 투자비용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예컨대 월 전력소비가 750㎾인 가정에서는 5년 정도 쓰면 충분히 비용을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500만원대 가격도 가능”

최 사장은 “이 보일러는 가정에 소형 발전기를 하나씩 놓는다는 개념이기 때문에 정부의 전력 대책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른 절전 제품에 주는 보조금을 받기 위해 정부 측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마케팅본부장도 “이 보일러를 병렬로 연결하면 웬만한 상업용 건물에서 필요한 전기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수 시장에서 연간 1만대 이상 팔리면 판매가격을 500만원대로 낮출 수 있다고 자신했다.

경동나비엔은 가정용으로 소형 제품을 출시한 뒤 상업용으로 2㎾h급 발전기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