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 IT 관세장벽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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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 협상 타결 초읽기정보기술(IT) 분야 거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세계무역기구 정보기술협정(WTO ITA) 개정안 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IT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목표로 하는 이 협정이 발효된 지 16년 만의 일이다. 디스플레이 디지털TV 등 한국의 수출 효자 상품이 무관세 대상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250개 무관세 여부 결정…디스플레이 포함 '주목'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제15차 ITA 확대 협상이 스위스 제네바 현지에서 15일 타결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며 “다음달 초 WTO 제9차 각료회의를 앞두고 타결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고 14일 전했다. 1997년 ITA 발효와 함께 관세가 철폐된 IT 제품은 반도체 휴대폰 등 203개에 달한다. 이번 협상에서는 디스플레이, 게임기, 의료기기, 디지털 가전 등 250여개 상품의 추가 무관세화를 위해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78개 ITA 가입국이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수출 주력 품목인 디스플레이가 관세 철폐 대상에 들어가는 것이다. 한국산 디스플레이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ITA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자국 디스플레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관세를 3%에서 5%로 올렸다.
최영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무는 “한국산 디스플레이 수출 물량의 70%를 중국에서 소비하고 있다”며 “관세가 철폐되면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디지털TV·냉장고·에어컨 등 디지털 가전도 관심 품목으로 올려 놓은 상태다. 반면 자기공명영상(MRI)촬영,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영상진단기 등 의료기기의 경우 민감 품목으로 분류했다. ITA 개정안이 발효되면 1조달러에 달하는 세계 IT 교역액은 연평균 800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도 1900억달러 증가할 전망이다. 서정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다자통상팀장은 “ITA는 IT 분야에서 수십개 나라와 FTA를 체결하는 것과 같다”며 “한국 수출에서 IT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1에 이르는 만큼 협상 타결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정보기술협정(ITA)
Information Technology Agreement. 반도체, 휴대폰, 컴퓨터 등 203개 정보기술(IT) 제품의 관세 철폐를 규정한 세계무역기구(WTO) 다자간 협정.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유럽연합(EU) 등 7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