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됐던 중소형주 '입맛 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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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중소형주 투자자들은 지난 8월 말부터 시작된 외국인들의 ‘44거래일 연속 순매수 랠리’가 달갑지 않았다. 외국인들이 대형주를 위주로 ‘쇼핑 바구니’를 채웠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코스피지수가 2050선을 돌파했을 때도 대다수 중소형주들의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철저히 외국인과 대형주 중심이었던 증시의 분위기가 11월 들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사상 최장기 연속 순매수 기록을 세웠던 외국인들은 매수세가 한풀 꺾였고 그 자리를 개인과 기관이 채우고 있다. 개인이나 기관은 중소형주 투자 성향이 외국인보다 강한 만큼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 시장에 온기가 돌 가능성이 높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중소형주의 약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라야 할 시기에 못 오른 종목이 많은 만큼 ‘기저효과’를 기대한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강태신 KB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올해 최고가와 경기상황,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등을 감았했을 때 코스피지수는 지금보다 10%, 코스닥지수는 20% 정도 상승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실적이 좋은 중소형주 가운데 저평가돼 있는 종목들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어 “업종별로는 중저가 스마트폰 부품, 태블릿 PC 부품 관련주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 사이클로 접어들었다는 전망도 중소형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박영식 대표는 “연말 미국의 소비특수, 중국 중산층의 소비여력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소비 관련주들이 유망하다”며 “정보기술(IT), 의류, 중저가 모바일 부품주,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의 업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창조경제’를 슬로건으로 내 걸고 있는 현 정부가 내년부터 유망 중소기업에 자금을 푸는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