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영상사업 연착륙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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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콘서트' 전국 4곳·CGV 첫 중계
콘텐츠·음향·관람료 등 개선 필요도

이날 행사는 예술의전당이 콘텐츠 영상화 사업의 하나로 마련한 것. 전남 해남의 땅끝마을에 사는 초등학생도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리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볼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 콘서트, 전시, 무용 등을 영상으로 찍어 전국에 배급하는 사업이다. 그 첫 행사로 마련된 이날 ‘토요콘서트 실황중계’는 CGV압구정·오리·대구·서면·광주터미널과 경북 안동, 전북 전주, 전남 여수, 경기 연천의 문예회관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총 8대의 카메라가 공연 내내 무대를 구석구석 훑었다. 음악에 심취한 협연자의 표정과 눈빛, 끊임없이 쏟아지는 박수세례가 아직 어색한 듯 눈가에 살포시 번지는 부끄러움이 그대로 화면에 잡혔다. 단원들과 소통하는 지휘자의 입 모양,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부드러운 손가락 움직임도 엿볼 수 있었다.
인터미션 때는 장일범 음악평론가의 진행으로 지휘자, 협연자와 짤막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무대 뒤를 비추는 모습도 신선했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음향. CGV압구정의 경우 라이브 무대와의 음향 격차가 너무 커보였다. 풍성한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단조롭게 느껴졌다. 지금도 국내 케이블채널, 유럽 인터넷방송인 메디치TV, 유튜브 등에 들어가면 유·무료로 수준 높은 예술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얼마든지 집에서도 공연을 볼 수 있다는 뜻. 실시간 중계란 점을 빼면 예술의전당 실황중계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다.
관람료도 풀어야 할 숙제다. 예술의전당은 내년 3월부터 10회에 걸쳐 ‘11시 콘서트’를 중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지만 아직 관람료를 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 공연이 2만원대임을 감안하면 중계 공연의 관람료는 더 낮아야 하는데 과연 그 가격으로 사업을 지속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