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핵심임원 자주 타는데…운항관리사 둔 곳 거의 없어

헬기 보유 기업 운항실태는
자가용 헬기엔 의무 규정 없어
LG전자를 비롯한 헬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기상 상태를 점검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항공 안전 인력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대우조선해양, 포스코, 한화케미칼 등은 전문 항공운항관리사 없이 헬기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운항관리사는 지상에서 기상 상황을 점검하고 항공기 이착륙 전후 국토교통부에 운항 신고 등의 업무를 맡는 인력이다. 사업용으로 헬기를 운항하려면 반드시 운항관리사를 둬야 하지만, 자가용으로 이용할 때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 한 대기업에서 자가용 헬기를 조종하는 현직 기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부분의 자가용 헬기들은 정비사나 비번인 조종사가 항공 스케줄과 기상 상태를 확인해 조종사에게 알려주고 있다”며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력이 지상업무를 맡게 된다면 안전문제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항공운항관리사가 지상 항공기 관리와 비행 출발·도착 신고 등을 맡고 헬기 운항 시에는 조종사와 계속 교신하며 도착지 기상과 비행금지 구역 등을 알려 줘야 한다는 얘기다.

민간에서 헬기 활용이 늘고 있는데도 의무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자체 관리 인력을 채용하고 안전 감독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셸 등 해외 기업들은 자가용 헬기를 이용하게 되면 더욱 엄격하게 안전점검을 요구하고 미리 점검 인력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자가용 헬기는 총수나 임원 등 주요 인사가 탑승하는 만큼 더욱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