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은, 기준금리 인상 늦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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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희·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이날 ‘최근 물가상승률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현재의 낮은 물가상승률은 단기적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함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연구위원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언젠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는데 (올해와 내년의 물가 수준에 비춰보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가급적 늦출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KDI의 이 같은 권고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2%에 이어 올해 1.1%, 내년 2% 안팎(1.7~2.3%)에 그칠 전망이다. 전망치대로라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99년(0.08%)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년에도 2% 안팎에 그치면 지난해와 올해에 이어 3년 연속 한은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2.5~3.5%)를 밑돌게 된다.
정부도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약해지는 데 대해 ‘저(低)물가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에도 저물가가 지속되면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구조적이고 지속적인 물가 하락)에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중기 물가안정 목표의 괴리를 곧바로 ‘확장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기 물가안정 목표는 단기간에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아니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3%에 육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서정환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