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면세점 구매한도 800弗로

1회 400달러서 상향됐지만 면세는 400달러까지만
내년부터…기재부·국토부 엇갈렸던 사안 교통정리
내년부터 제주도 면세점에서 제품을 살 수 있는 구매 한도액이 기존 400달러에서 800달러로 늘어난다. 다만 면세 한도액은 기존 400달러로 유지된다.

정부는 지난 14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부처 간 이견 해결을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실무 검토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19일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구매 한도액을 올리자고 주장했고 기획재정부는 한도액을 올리는 데 반대했다. 이를 총리실이 나서 조정한 것이다. 이날 결정된 방안에 따르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등이 운영하고 있는 내국인 면세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한도액이 400달러에서 800달러로 올라간다. 다만 면세 한도액 400달러는 그대로 유지된다. 400달러까지는 세금을 면제받고 나머지 400달러어치는 세금을 내고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1인당 1년 구매 제한 횟수도 6회로 변화가 없다. 이번 조치가 적용되는 면세점은 제주공항, 제주항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등의 4개 면세점으로 국내선 항공권과 배표 소지자만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구매 한도 확대는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안은 부처 간 갈등을 빚는 현안에 총리실이 개입해 중재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지난 7월 국토부는 제주도에 면세점을 만들었지만 구매 한도액이 낮아 효과가 없기 때문에 한도액을 1500달러까지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기재부는 면세 제품이 늘어나면 다른 지역에서 소비자들이 더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제품이 증가해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반대했다. 일각에서 이번 조치로 해외 여행객의 면세 한도액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기재부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해외 여행객의 면세 한도액은 400달러다. 1988년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오른 후 1996년 한도액 표시를 원화에서 달러화로 바꾼 400달러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25년째 같은 금액인 셈이다. 주태현 기재부 관세제도과장은 “1인당 면세 한도액은 오랜 기간 고정돼 있지만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전체 면세액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면세 한도액을 늘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이 밖에 산업통상자원부 국토부 환경부 등 3개 부처가 유사하게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 연비 측정 방법과 기준을 일원화하기로 했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