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 포르쉐 뉴 파나메라, 더 넓어지고 더 부드럽게~…4도어 세단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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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모델 출시…차체 길이 15cm 늘리고 6기통 터보 장착포르쉐 파나메라가 2세대로 돌아왔다. 2009년 4월 중국 상하이모터쇼에서 처음 데뷔했고, 올해 상하이모터쇼에서 2세대 모델이 공개됐다. 전통적으로 2도어 스포츠카만 만들던 포르쉐가 4도어 세단을 만들었으니 업계는 크게 놀랐다. 이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을 내놓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면역은 됐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 덩치 큰 녀석은 신기할 수밖에 없었다.
파나메라는 큰 차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겨냥한 모델이다. 상하이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콧대가 높기로 유명한 독일 3사들도 차체 길이를 늘린 현지 전략형 모델을 내놓는 판이니 포르쉐라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자동차 회사의 높은 콧대를 누른 중국의 가공할 만한 소비력도 놀랍지만, 그렇게 4도어 세단을 만들면서 포르쉐 특유의 속성을 그대로 집어넣은 포르쉐의 기술력은 더욱 놀랍다.
파나메라는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포르쉐의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올라 있다. 이번에 등장한 2세대 모델은 기존 1세대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내면의 터프함은 그대로지만, 더 친절하고 포근해졌다. 키다리 아저씨처럼.
○차체 길이 15㎝ 늘려 겉모습을 살펴보면 일단 인상이 달라졌다. 헤드램프 디자인이 바뀌면서 위로 솟아올랐다. 후드 가운데의 볼록한 부분인 ‘파워돔’도 이전보다 도드라졌다. 하단부의 공기가 엔진룸 내부로 들어가는 통로인 에어 인테이크도 사이즈가 커졌다. 1세대 모델이 무뚝뚝한 표정이라면 2세대는 눈이 쫑긋, 이마가 도톰해지고 입이 커지면서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표정이 살아나니 전체적인 인상도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뒤태는 한층 더 성숙해졌다. 테일램프 크기를 줄이고 얇게 만들었다. 가운데 부분의 크롬라인을 없앴고 뒷유리 폭은 100㎜가량 넓어졌다. 정돈되면서 풍만해진 느낌이다.
이그제큐티브 모델은 차체 길이를 150㎜ 늘려 뒷좌석에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탑승객을 배려한 것이자 파나메라가 ‘쇼퍼드리븐카(운전기사를 두고 차주가 뒷좌석에 타는 차)’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심장도 바꿨다…더 강한 놈으로
자동차의 심장에 해당하는 엔진도 바꿨다. 뉴 파나메라는 총 9개의 세부모델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파나메라S와 파나메라 4S는 기존 4.8L 8기통 엔진을 3L 6기통 터보 엔진으로 바꿔 달았다. 이 엔진은 파나메라 4S 이그제큐티브에도 같이 적용됐다. 배기량은 줄이면서 출력과 연비는 향상시키는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실제 이 6기통 엔진은 기존보다 출력이 20마력 늘고 연비는 18% 향상됐다. 승차감도 일취월장했다. 이전의 딱딱함에서 부드러움으로 옮겨갔다. 비밀은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에 있다. 탑승객들이 보다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앞 차축의 서스펜션 움직임을 조절하는 장치다. 여기에 실내 조명 패키지도 마련했다. 발밑 공간 조명과 도어 수납공간 조명, 2개의 독서등을 달아 ‘달리는 사무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대도 다양하다. 1억2080만원짜리 3.0L 디젤 모델부터 2억5690만원짜리 4.8L 가솔린 터보 이그제큐티브 모델까지. 이 그물망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