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불씨' 되살리는 사랑의 소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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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나눔 실천, 월급 만원의 기부
(2) 부산시소방본부의 선행
화재 피해자 위해 월급 기부…2357명 2억5071만원 모아
소방관들의 선행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최씨 집의 가파른 3층 계단에 난간을 추가로 설치했고,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도 마련해줬다. 최원근 부산시소방본부 화재조사주무관은 “매일 참혹한 화재 현장을 마주하는 소방관들은 화재로 인한 처참한 피해와 상처를 알고 있기 때문에 마음을 합쳐 기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부산시 소방본부는 지난해 3월부터 직장인 나눔 캠페인의 일환으로 ‘119 안전기금’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동성 부산시 소방본부장이 갑작스러운 화재로 삶의 터전과 건강을 잃어버린 이웃을 돕기 위해 나눔활동을 하자고 제안했고, 직원들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2006년부터 화재피해주민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아 직원들이 별도로 기금을 적립해 화재 피해자들을 도우면 좋겠다는 평소의 바람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현재 전 직원의 92.3%에 해당하는 2357명이 매달 월급 일부를 기부해 기금을 모으고 있다. 한 명당 1~5계좌(2000~1만원)까지 후원해 이날 현재까지 2억5071만원이 모였다. 이 본부장은 “마음만 아파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과 자금을 마련하자는 뜻을 소방대원들이 실천에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금은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이장호)에 기탁해 운영하고 있다. 소방본부는 이렇게 모아진 기금으로 집 전체가 불에 타서 생활터전을 잃어버린 모녀가정, 무허가 주택에 불이 나 갈 곳이 없어진 가정 등 형편이 딱한 25가구에 화재피해복구로 5330만원을 지원했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사회취약계층 2006가구에 7942만원어치의 소화기와 화재감지기를 전달했다. 내국인뿐 아니라 지난해 5월 부산진구 서면 노래주점 화재로 숨진 3명의 스리랑카인 현지 유가족에 1인당 200만원씩 전달하기도 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