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비행기 애니메이션 '뭉게공항' 대박 예감

디피에스, 콘텐츠·캐릭터 매출 벌써 150억 돌파
中·獨 등 20개국 수출…'제2 뽀로로' 돌풍 기대
‘두리둥실 뭉게공항’을 제작한 남진규 디피에스 대표가 강원 춘천의 사무실에서 캐릭터 상품을을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디피에스 제공
비행예절 수업을 지루해하던 소형 여객기 에밀리는 지나가던 경비행기처럼 헤드셋을 착용하고 음악을 즐기다 비행연습 때 교신을 듣지 못해 경비행기와 충돌할 위기에 처한다. 다행히 친구인 윙키 일행의 도움으로 무사히 돌아온다.

KBS가 지난 16일 오후 2시 방송한 아동용 애니메이션 ‘두리둥실 뭉게공항(이하 뭉게공항) 시즌2’ 제3화다. 최근 매주 토요일 오후 시즌2가 방영되기 시작한 ‘뭉게공항’이 콘텐츠뿐 아니라 비행기 완구 캐릭터 매출이 급증하면서 ‘뽀로로’를 잇는 흥행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떠올랐다. 시즌1은 지난해 3월 KBS2가 처음 방영한 이후 투니버스 등 케이블채널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렸다. ‘뭉게공항’이 올해 국내에서 거둔 콘텐츠와 캐릭터 매출은 140억원(소매가 기준). 독일과 중국 등 20여개국 수출분 10억원을 합치면 총 매출 1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제작자인 남진규 디피에스 대표는 “로열티 수입이 올해 국내에서 10억원, 해외에서 2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뭉게공항’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아동용 콘텐츠마켓인 밉주니어에서 어린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받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작년 말에는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애니메이션 부문 대통령상도 거머쥐었다.

이 작품은 소형 여객기인 윙키가 뭉게공항으로 와서 벌어지는 이야기. 세계 비행기 친구들을 만나며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꿈을 꾸는 윙키와 친구들의 우정과 경쟁을 여객기와 공항에 관한 상식을 곁들여 소개한다. 가령 비행기는 뒤로 갈 수 없어 토잉카(견인차)로 끌어야 한다는 점, 화장실 분뇨 처리, 연료가 떨어졌을 때 공중 급유 방법 등 호기심 거리를 담아냈다. 남 대표는 “세계 최초로 공항과 비행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게 히트 비결”이라며 “디즈니도 내년 초 비행기를 주인공으로 한 장편 애니메이션 ‘플레인’을 개봉할 예정이며 현재 세계적으로 네 편의 비행기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피에스는 그동안 300여 품목의 라이선싱 상품을 국내에서 출시했다. 네덜란드 등 20여개국에 콘텐츠 방영권과 라이선싱 사업권을 수출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부터 후난TV와 광둥TV에서 선보이고 있고, CCTV도 조만간 방송하는 등 총 25개 채널에서 방송할 예정이다. 캐릭터 부문에서는 최근 중국 대형 완구업체와 계약해 22종의 완구를 출시했다. 국산 캐릭터가 중국에 수출되기는 처음이다.

디피에스는 콘텐츠와 캐릭터 상품을 함께 수출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콘텐츠를 방송한 국가의 수입사들은 캐릭터 상품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내놓게 된다. 남 대표는 “수출국가 수만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캐릭터 사업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뭉게공항’은 또한 원소스멀티유즈 전략에 따라 내년 4월께 어린이용 뮤지컬로 공연되며, 상반기에는 ‘키즈카페’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