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 서울 코엑스·한전 일대 대형 개발] 한전 터에 고층빌딩·'제2코엑스'…글로벌기업·국제기구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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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국제업무지구 조성서울시가 마련한 ‘영동 마이스(MICE) 복합단지 계획안’의 핵심은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이다. 서울시는 이곳에 글로벌 기업과 국제기구를 유치해 국제업무지구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1만5000㎡ 규모의 제2 코엑스를 지어 맞은편 코엑스와 함께 활용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2개층 1만5000㎡ 전시·컨벤션 시설 건설
맞은편 코엑스 이어주는 지하공간도 조성
공공기여 등 기부채납 활용해 재원 조달
○한전 규모 버금가는 기업 유치 한전 부지(7만9342㎡)는 매각액만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의 한국감정원(1만988㎡) 서울의료원(3만1000㎡)까지 합치면 10만㎡가 넘는다. 도심 접근성과 편리성을 고려할 때 한전 부지처럼 MICE 단지 조성에 적합한 곳이 없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곳에 국제컨벤션센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처음 나온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인 2007년 말이다. 당시 민간업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코엑스와 한전, 잠실운동장을 잇는 ‘국제컨벤션 문화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서울시에 제안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계획은 흐지부지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7월 한국경영자총협회 포럼에서 “한전 부지 등을 활용해 MICE 산업 인프라 구축 계획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MICE 단지 조성 계획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박 시장은 이곳을 수차례 답사하면서 면밀한 검토 끝에 후보지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4월 ‘영동권역 종합발전계획’ 관련 용역을 동부건설 등 민간 업체에 발주했다. 서울시는 이 계획에 따라 도시계획 지정 등 필요한 조치를 미리 취해 한전 부지 등이 민간에 넘어가더라도 계획적인 개발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전 부지에는 한전 규모에 버금가는 글로벌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다만 서울 내 균형 발전을 위해 현재 서울에 있는 글로벌 기업의 이전은 배제하기로 했다. 글로벌 기업 유치 때 사전 협상을 위한 전제로 이 같은 조건을 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이 입주할 업무빌딩은 40층과 50층 규모 두 동이 들어선다. 국제기구가 입주할 25층 규모의 전용 빌딩도 신축된다. ○제2 코엑스 조성 서울시는 한전 부지에 2개 층 1만5000㎡ 규모의 제2 코엑스를 건설할 계획이다. 바로 옆에 지어질 32층 규모의 호텔에도 1개층을 활용해 4500㎡ 규모의 컨벤션 시설을 조성한다.
대규모 국제회의를 유치하기 위해선 맞은편에 있는 코엑스와 연계 운영을 고려한 시설 계획이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코엑스와 한전 부지 사이에 있는 영동대로 지하에 양측을 잇는 지하공간을 통합 조성한다. 시는 코엑스부터 한전 부지, 서울의료원과 잠실운동장까지의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탄천에 보행자 전용 다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발 밑그림을 이르면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다. 시는 이에 앞서 전문가 및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최종 계획을 마련하고 박 시장에게 보고하기로 했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다음달 발표하는 계획에는 코엑스~한전~잠실운동장 일대의 총괄 밑그림이 담겨질 것”이라며 “최종 용역 결과는 내년 5월 이후 나올것”이라고 말했다. 영동 MICE 복합단지 조성의 최대 걸림돌은 수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개발 비용이다. 한전 부지만 해도 매각액만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지난달 25일 관계부처 및 전문가 회의를 열어 공공기여 등 기부채납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한전 측은 본사 부지의 최대 40%를 기부채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MICE 복합단지 개발이 원활하도록 계획안을 적극 수용하는 개발 주체에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강경민/이현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