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격전 겪고 '적은 분명히 도발한다'는 확신"

연평도 北포격도발 3년…대응사격 지휘했던 김정수 대위
"당시 휴가 나갔다가 복귀한 전우들 눈빛 아직도 못잊어"
“3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다시 연평도에 돌아가도 끝까지 싸울 겁니다.”

김정수 해병대 대위(32·사관후보 99기·사진)는 2010년 11월23일 연평도에 북한의 무차별 포격이 쏟아지던 날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당시 연평부대 포7중대장으로 대응사격을 지휘했던 김 대위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 3주기를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도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전면전까지 각오했다”며 “포격전을 겪은 뒤 ‘적은 도발할 것이다’가 아니라 ‘적은 분명히 도발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해병대사령부 지휘통제실에서 복무 중인 김 대위는 “그때는 무조건 살아서 대응사격을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유일하게 대응사격을 할 수 있었던 포7중대는 화재와 장비 피해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도 현장을 이탈하지 않고 최단 시간 내에 대응사격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격을 받은 중대의 상황이 미처 파악되지 않았을 땐 ‘제발 살아만 있어달라’고 기도했다”며 “화염에 휩싸인 부대에서 ‘사격준비 끝’을 외쳤을 때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휴가를 떠나기 위해 연평도 선착장에 있다가 부대로 복귀한 부대원들을 다시 마주했을 때 서로를 바라보던 눈빛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김 대위는 덧붙였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국군은 2011년 6월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하고 병력 1200여명을 추가로 배치했다. 서북도서에는 연평도 도발 당시 10문에 불과했던 K-9 자주포를 40문으로 늘렸다. 김 대위는 “병력을 늘리는 것만큼 승리를 위해 중요한 건 부대원들의 사기”라며 “서북도서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위는 “3년이 지난 지금 연평도 포격으로 희생된 4명의 전우와 주민들이 잊혀져가는 게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화해 분위기 속에서도 끊임없이 도발을 해왔던 북한의 본질을 우리 국민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