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그 눈길…윈터 타이어, '표정'을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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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무늬' 의 비밀
겨울용 타이어는 이 점을 고려해 개발됐습니다. 타이어 고무에 ‘실리카(이산화규소)’라는 소재를 첨가해 낮은 온도에서도 유연성이 유지되도록 만든 것이죠. 또 하나는 타이어에 새겨진 트레드 패턴(무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겨울용 타이어는 일반 사계절용 타이어보다 홈이 깊고 넓으며, 잔주름이 많습니다. 깊이 파인 형태는 바퀴가 눈을 찍어가면서 주행하도록 도와줍니다. 마치 눈 내린 산을 오를 때 사용하는 아이젠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죠. 잔주름은 전문 용어로 ‘커프(kerf)’라고 하는데요. 이는 노면과 닿는 면적을 최대한 넓혀줌으로써 제동력과 견인력을 향상시켜 줍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 하나. 겨울용 타이어가 눈길에 강하도록 설계된 것은 맞지만 ‘무적(無敵)’은 아닙니다. 사고 예방을 위해 눈길 저속 운행 등 안전운행은 필수입니다.레이싱 타이어 표정은 없다, 질주할 뿐
레이싱 타이어는 말 그대로 경주에 출전할 때 사용하는 타이어입니다. 초고성능 타이어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이죠.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은 일절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서킷에만 초점을 맞췄죠. 저항을 일으킬 수 있는 무늬는 과감히 배제했습니다. (물론 비가 올 때 사용하는 레이싱 타이어에는 배수 및 접지를 위한 무늬가 있습니다.) 또 접지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반 타이어보다 훨씬 부드럽게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레이싱 경기를 보면 경주차들이 고속주행 혹은 코너링을 할 때 마치 지우개처럼 타이어 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걸 심심치 않게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접지력도 중요하지만 내구성도 확보해야 합니다. 아무리 접지력이 좋아도 서킷 한 바퀴 돌자마자 너덜너덜해진다면 경기에 제대로 임할 수 없겠죠? 이렇게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타이어를 만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타이어 제조사가 포뮬러원(F1) 레이싱 타이어를 개발했다는 것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초고성능 타이어 부드럽게, 뜨겁게
이름만 봐도 스포츠카와 같은 고속주행 차량에 적합한 타이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초고성능 타이어도 겨울용처럼 접지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도로에 착 달라붙어 달려야 안전하고 코너도 날카롭게 돌아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실리카 소재를 넣어 유연성을 높였습니다. 무늬는 다소 밋밋한 편인데요. 이는 노면을 달릴 때 발생하는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고속주행 때 나타나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과열현상입니다. 고무는 뜨거워질수록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접지력이 향상됩니다. 온도가 일정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야 빠른 가속 및 민첩한 코너링이 가능하죠.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듯이 과열은 타이어 마모 및 손상을 가져옵니다. 높은 온도를 견디지 못해 펑크가 나기도 하죠. 때문에 타이어에 깊게 파인 3개의 홈마다 두 줄의 ‘냉각핀’을 만들었습니다. 뜨거운 열기가 냉각핀을 타고 밖으로 나가도록 함으로써 과열현상을 억제하는 것이죠.친환경 & 전기차 타이어 단순, 가볍게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