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들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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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들어 10곳 중 7곳 매출 감소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형 의약품의 특허만료와 신제품 기근, 약가 인하 등의 ‘3중고’ 여파다.
신제품 없는 곳 타격 커
24일 의약품시장조사기관인 IMS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상위 10개 다국적 제약사 가운데 7개 업체의 의약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매출이 늘어난 곳은 베링거인겔하임 아스트라제네카 BMS(브리톨스마이어스퀴드) 등 3곳에 불과하다. 이는 3분기까지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가 10조1322억원으로 전년 수준(10조2791억원)을 유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국적 제약사 1위인 화이자는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168억원 감소한 4131억원이었다. 간판 제품이었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의 특허가 끝났고, 그 뒤를 이을 신약이 없었다.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특허가 끝난 노바티스도 지난해 3분기 누계 매출과 비교해 230억원 감소한 3661억원을 기록했다. GSK와 사노피아벤티스도 매출이 각각 220여억원과 260억원 줄었다. ‘빅5’ 중 매출이 18억원 감소한 MSD가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약을 내놓은 업체들은 약진을 보였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전년 대비 320억원 늘어난 1695억원을 기록, 다국적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와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의 쌍끌이 약진으로 처방액이 크게 늘었다. 대형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를 선보인 BMS도 전년 동기 대비 약 71억원 늘었다. 순환기계통이 강한 아스트라제네카도 지난해보다 160억원 증가한 20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 다국적 제약사 임원은 “제약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약 여부에 따라 실적이 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