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타결…우라늄 농축 권한이 최대 쟁점

역사적 진전 이뤘지만…넘어야 할 산 많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 서방국가와 이란의 1차 핵협상 타결 직후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2차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0년을 끌어온 이란 핵협상에서 역사적 돌파구를 찾은 것은 맞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제임스 폴락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권한을 계속 유지하면서 모든 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할 경우 2차 협상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번 합의는 미국을 비롯한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P+1)’이 이란에 적지 않은 양보를 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20% 이상의 농축 우라늄 생산은 중단하기로 했지만 ‘위험한’ 우라늄 농축 권리를 인정하면서 6개월간 일부 경제 제재를 풀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협상을 주도한 미국 고위 관리는 “이번 합의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뒤로 되돌리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외교가 일각에서는 “서방이 결국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한을 인정하는 데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그동안 협상 타결에 걸림돌이 돼 온 이란의 ‘핵주권’ 문제와 관련, “합의안에 핵 농축을 계속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됐다”고 말했다. 미 정부 고위 관리는 이런 우려를 의식,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는 제한적이고, 임시적이며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다”며 “원유 수출 금지와 금융제재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합의 내용을 실행하지 않으면 제재를 원상회복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과 이스라엘 등은 협상을 강력 비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총리성명을 통해 “이번 협상은 나쁜 것”이라며 “이란이 원하는 제재 완화와 핵프로그램의 실질적인 부분을 모두 제공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P+1은 앞으로 6개월간 추가 협상을 통해 이란의 핵무기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는 포괄적 협상을 할 예정이다. 이 기간에 이란이 합의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는지, 서방국가들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언제까지 인정해줄 것인지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