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이슈] HACCP 인증으로 '안전한 먹거리' 책임…축산물도 2014년부터 생산·판매 全과정 위생관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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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중심으로 안전관리통합인증제 구축“축산물도 해썹(HACCP) 인증 제품을 판매하기까지 꼼꼼한 관리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오늘 알았습니다.”
인천 신세계백화점 ‘안성마춤 한우’ 판매장을 찾은 이윤정 씨(31·인천)는 판매 중인 소고기들이 해썹 인증 제품이라는 안내를 통해 구매를 결정했다. ‘해썹’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에겐 익숙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한 인증이다. 1960년대 미국 육군 나틱연구소와 항공우주국(NASA)에 우주식품을 납품한 필스버리사가 처음 도입했다. 냉장 보관이 어려운 우주용 식품을 고민하다 위생적으로 완벽한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배경에서 출발한 것. 국내에는 2005년 김치에 기생충 알이 들어 있었다는 정부 발표로 불거진 ‘김치 파동’ 이후 먹거리 제조업체들이 적극 도입하며 알려졌다. ○고품질 축산물 해썹이 책임
축산물 ‘해썹’은 가축이 먹는 사료부터 사육, 도축, 가공, 유통과 판매 전 과정에 걸쳐 축산식품이 위해물질(병원성 미생물, 항생제 등)에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리하는 위생관리 제도다. 축산물은 살아있는 가축을 사육하고 도축·가공해 생산하는 결과물이다. 사육하는 동안의 질병 관리와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 세균 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
해썹으로 관리하는 축산물은 한우 돼지 젖소 육우 식용닭 산란계 오리 산양 등 다양하다. 현재 전 도축장에는 의무적으로 해썹을 적용하고 있으며 원유를 수집·여과·냉각·저장하는 집유(集乳)장은 내년부터 의무 적용한다. 축산물가공업(유가공업)으로도 2015년부터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축산물 ‘안전관리통합인증제’는 해썹 제도를 안착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해썹 인증 심사를 맡고 있는 조규담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원장은 “전 국민의 50% 이상이 해썹 제도를 알고 있다”며 “더욱 안전한 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각 지역의 거점 한우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썹 체인을 구축해 안전관리 통합 인증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산·판매까지 ‘해썹 통합 인증’
지난 7월 ‘축산물위생관리법’이 개정되면서 해썹 전 단계를 연결하는 축산물이 증가할 전망이다. 개정 법률은 축산업협동조합 등 운영주체가 모든 단계에서 해썹을 통합 적용해 축산물을 취급하게 한 제도다. 축산물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원은 각 단계별 해썹 관리에서 중점관리 포인트(CCP)를 정해 진행토록 하고 있다. 생산에서는 항생제 휴약(休藥)관리 및 주사바늘로 정기적 가축 방역 및 위생관리를 진행한다. 항생제는 인체에 무해하지만 자연분해 시간이 지난 후 출하한 가축에 항생제가 잔류하지 않도록 기록관리대장도 의무적으로 작성토록 했다. 도축 때는 ‘축산물위생관리법’을 통해 도축 과정에서 이물질이나 세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소를 분리(2등분, 4등분)하는 과정부터 수압·세척 시간 등을 확인하는 등 위해물질이 안전하게 제거됐는지 꼼꼼히 관리한다. 도축한 생고기가 운반 차량에 실려 가공장으로 향할 때도 미생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온도를 -2~5도 사이로 유지한다.
또 대형마트나 식육판매장에서는 냉장판매대 온도를 10도 이하로 유지해 미생물 증식을 막고, 인체에 무해한 포장재만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