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바라보는 애널리스트의 시선…“뜨겁거나 차갑거나”

“신형 제네시스 한번 타 보고 싶네요.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화두입니다. 준중형 자동차 이미지가 강한 현대차가 한 단계 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합니다.”(A증권사 애널리스트)

“국내 목표 판매량인 3만2000대는 달성할 수 있겠지만 해외 목표치 달성 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 현대차의 존재감이 유독 약한 유럽에서 이미지를 반전시키는 것이 관건입니다.”(B증권사 애널리스트)28일 자동차업종 애널리스트들이 평가한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는 ‘모 아니면 도’로 요약된다. 현대차가 글로벌 고급화에 성공하는 기반이 되거나 한계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이다. 국내에서의 성공은 대부분 확신했지만 해외 전망에선 고개를 ‘갸웃’ 거리는 분위기다.

프리미엄 모델인 제네시스 신형은 지난 26일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현대차가 지난 4년간 개발비로만 5000억원을 투입한 모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례적으로 발표 행사를 주관하면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회사의 기대감은 크다.

국내 증권사 자동차업종 연구원들의 관심도 쏠렸다. “현대차 전체 매출에선 1~2%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현대차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제네시스의 역할이 크다”는 설명이다.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현대차는 국내외에서 준중형차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지만 제네시스를 통해 고급차 시장 선점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BMW, 벤츠 등과 달리 고급차 시장과 준중형 시장을 모두 아우르는 브랜드로 도약할 수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가 제시한 국내 목표 판매량 3만2000대는 무난히 달성하거나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홍진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럭셔리 세단 시장 자체가 커졌기 때문에 제네시스에 관심을 갖는 소비층도 넓어졌다”고 판단했다. 이어 “기존 제네시스는 다소 중후한 이미지여서 젊은층이 선택을 꺼렸지만 신형 제네세스는 세련된 디자인을 채택해 판매량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법인판매에서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법인에선 수입자동차 구입을 꺼리는데다 연말 인사시즌에는 법인차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법인시장 성수기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초반 제네시스 사전계약 물량의 절반은 법인 수요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가 갖는 의미로는 국내에서의 수입차 방어와 해외 공략 성공을 들었다. 제네시스가 두 가지 역할에서 합격점을 받는다면 절반 이상의 성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가격과 연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최대 리스크라고 판단했다. 최 연구원은 “낮은 연비와 높은 가격이 우려스럽다”며 “제네시스에 고급 옵션을 붙일 경우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보다 비싸진다”고 꼬집었다.

해외 판매량에 대해선 “신형 제네시스 이전 모델의 경우엔 미국에서 2만2000대가 팔렸다”며 “현대차에서 이번에 제시한 해외 목표 판매량 3만대는 다소 부담스러운 감이 있지만 중동, 미국, 유럽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