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수수료 놓고 제약사-도매업계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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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수수료 너무 짜다"의약품 도매 수수료를 놓고 제약업계와 도매업계가 정면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약품도매협회(회장 황치엽)가 한독에 대해 내달 10일부터 ‘반품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한국제약협회(회장 이경호)는 “실력행사를 하면 가만히 두고 보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도매협, 불매운동 예고
제약협 "좌시 않겠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도매협회는 한독이 다른 국내사보다 ‘낮은 도매 수수료’를 책정, 관련 업체들을 고사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매협회는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으면 내달 10일 한독 본사로 제품을 싣고 가 반품하겠다고 밝혔다. 황치엽 도매협회 회장은 “다른 국내사들이 8~10%의 수수료를 보장하는 데 비해 한독은 6%로 가장 낮다”며 “이는 다국적제약사들이 보장해주는 수수료보다 낮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익분기점인 8.5%의 도매 수수료율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 도매협회 입장이다.
도매협회가 한독을 정조준한 데는 스위스계 의약품유통업체인 줄릭의 국내 진출에 한독이 주도적 역할을 한 데다 최근에는 한독테바 설립으로 유통시장 잠식을 노리고 있다는 불신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황 회장은 “한독은 그동안 훽스트 사노피 등 다국적사와 오래 제휴한 때문인지 국내사 중에서 유독 수수료가 짜다”고 비판했다. 한독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독 관계자는 “적은 수수료를 주는 곳은 다국적사임에도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대부분 도매상에 국내 업체 수준의 수수료를 보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제약협회는 이번 갈등을 단순히 한독만의 문제로 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제약협회는 “협회 가입 도매업체만 500개에 달할 만큼 난립해 생기는 수익성 악화를 개별 제약사에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개별 업체 간 협상 대상인 수수료를 이유로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