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中企 지원, 신사업 발굴에 집중해야

최윤정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기술사업화분석실장 >
정부가 중견기업 지원대책으로 ‘중견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을 지난달 내놓았다. 산업의 허리인 중견기업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중심축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이 방안은 매출 5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성장 단계별로 차등화된 ‘맞춤형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정부 지원이 일시에 중단돼 성장을 꺼리는 ‘피터팬 증후군’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러나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 즉 예비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이미 중견기업 반열에 올라선 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 때문에 아쉬움을 표하는 중소기업들이 많다. 그간 중소기업 지원책의 핵심이던 세제 지원과 연구개발 촉진 분야로만 지원이 편중돼 있어 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견인할 방안은 상대적으로 부실하다는 의견도 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무수한 난관이 놓여 있다.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금융 지원이나 제도적 보완에 앞서 성장의 견인차가 될 새로운 동력, 즉 신사업 아이템 발굴이 절실하다. 중소·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는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시장에서 자리 잡은 기존 기술 외에 늘 새로운 아이템에 목말라 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기업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신규 유망아이템 발굴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봐도 가장 큰 애로사항은 향후 기업의 10년을 책임질 신성장 동력의 발굴이다.

창조경제 시대의 주역이 될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창업단계의 지원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중소기업들이 자생력을 확보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중소·벤처기업이 성장 단계별로 신성장 동력을 찾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한 중견기업군이 증가할 때 한국 경제의 허리도 탄탄해질 수 있을 것이다.

최윤정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기술사업화분석실장 >